'나눔의집'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8.04 가짜 힐링

가짜 힐링

2019. 8. 4. 14:46


#가짜힐링
#폴몰로니
#윤영삼김경미
#나눔의집

병명을 세분화해서 많이 만들어내고, 그럴듯한 이름의 치료법을 만들어 내어 학위장사를 하는 심리치료에 대해 꼬집는 책.
프로이트가 쓴 논문이 일반 독일어 였는데, 라틴어로 포장되면서 '에고'와 '이드'라는 용어가 탄생했다는 비화 재밌었음.


p146 대화치료가 설탕이나 밀가루로 만든 알약보다 전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세 가지 증거로 더욱 뒷받침된다. 그 중 하나는 심리치료에서 사용하는 기법들이 변화를 촉진하는 도구로서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p169 결국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주장은 단 하나다. 자신감 있고 정서적으로 따뜻한 전문가들이 환자로부터 환영받고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정치인, 세일즈맨, 성매매여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다.

p242 모호한 진단을 내리기 좋아하고 인간의 숨은 약점을 찾기 좋아하는 심리학자들과 정신과 의사들 덕에 온전한 인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확률은 크게 줄어들었다. '법이 늘어날수록 범죄도 늘어나는 버이다.' 우리의 질병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질수록, 결핍을 느끼는 감정의 영역도 커져간다. 혹시라도 심리적 토보의 징후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자신을 감시하고 타인을 감시하고 서로 감시하는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p278 최근 수년간 무의미한 정신의학적 진단들이 급증한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대화치료법들도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변증법적 행동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 '수용 전념 치료', '인지 분석 치료', '인지 마음챙김 치료', '기분장애를 위한 소렌슨치료' 등은 최근 나온 치료기법 중 일부로, 온갖 정신장애들을 찾아내 전문적으로 보이는 용어를  만들어 붙인 것이다. 예컨대 BPD 나 NPD에 DBT를 처방하고, PTSD, GAD, SAD에 EMDR를 처방한다고 말하면 일반인들은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말 것이다.
심리치료 분야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러한 현상도 프로이트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영국에서 프로이트의 논문 초판을 번역 출간하는 과정에서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그의 일상적인 독일어 표현들이 라틴어로 된 의학용어로 번역되었고, 이로써 프로이트는 '영국 신사이자 자신감 넘치는 의사'로 탈바꿈했다. 예컨대 평범하기 그지없는 단어 'das Ich(=the it)'가 영어판에서 'ego'와 'id'로 승격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에고'와 '이드'는 프로이트가 찾아낸 말이 아니다.

p279 제약회사들이 향정신성 약물에 과정되고 강렬한 이름을 붙이는 것과 같은 이유로, 심리치료사들도 온갖 사이비과학에 가까운 이름을 붙이는 듯 보인다. 독보적 브랜드네임을 확보하려고 하는 노력은, 인상적이고 전문적인 느낌의 상표가 붙어있으면 무의미한 치료행위, 플라시보 치료행위도 최선의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p280 과학에 기반을 둔 심리치료의 세계에서, 공식 메뉴얼은 (또한 그 밖의 교육자료들도) 대개 판권이 있다. 책과 학술자의 출간, 유명한 치료사들과 교육기관의 교육프로그램, 졸업생 배출은 상당한 이익을 만들어낸다. 비싼 돈을 내고 인가받은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으면 유행하는 치료기법, 예컨대 DBT 같은 치료기법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지 못한다.

p346 무슨 말을 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 지음으로써(보상) 상대방이 더 많은 말을 하도록 만들 수 는 있겠지만, 다음 질문에 그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는가? 삶의 철학에 대한 질문은 말할 것도 없이, 지극히 평범한 대화에서조차 이러한 예측은 불가능한 일이다.

p364 이와 같은 교훈은 개인이 받는 스트레스의 발생과 감소에도 적용된다. 개개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는 경로를 우리가 모두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트라우마를 유발할 정도의 학대아 핍박, 정신을 황폐화하는 노동, 비참한 빈곤, 실직으로 인한 권태, 특권층의 도덕적 설교와 같은 물질적인 요인들이 물리적인 몸에 작용한 결과 불안과 정신이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면 자신의 불행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기 보다, 불행을 야기하는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빈곤층과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부를 재분배하고, 이들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조언을 하기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이런 질환을 모두 해결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훌륭한 출발점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BLOG main image
by 팜츄리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602)
시아준수 (52)
상품리뷰 (101)
책리뷰 (271)
민사,신청서류 양식 (3)
기타 뻘글 (23)
음식점 리뷰 (53)
대충레시피 (38)
드라마리뷰 (53)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