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미
괭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이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선가 떠밀려 와 삶을 꾸리게 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가난하고 미래가 없고, 그러다 보니 남자들은 술을 마시고, 여자들은 아이들을 버리고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집이 태반이라고
이 소설은 이 지역에 사는 부모로부터 버림 받은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준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우울하다가 희망적으로 끝맺어서 다행
그냥 소설이 아닌 듯.
저자가 괭이부리말에서 공부방을 하며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있어서 소설의 내용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 같음.
소설을 읽고 나면 불쌍하고 안타까운 아이들 다 품에 안고 키워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만,
현실에서 본드 흡입을 만성적으로 하고 불량배들과 어울리는 아이를 보듬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함.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어려움을 겪어 봤다면 그런 아이를 나쁘고 무서운 아이라고 낙인 찍지 않고 도와 줄 수도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음.
결국 내 그릇 밖의 일이구나 생각
상담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생각
저자가 쓴 머리말이 소설을 다 읽고나니 이해 됐던 것
쌩뚱 맞게 8개월 같이 살던 아이가 집나간 이야기가 뭔가 싶었는데
저자의 안타까움이 와 닿았음.
p50 선생님도 괭이부리말에 살았다는 것만으로 선생님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은 숙자의 마음 깊은 곳에 난 상처를 쓰다듬어 주지 못했다. 그래서 숙자는 선생님한테, 사실은 부채춤 출 때 입을 한복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운동회 때 올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일기를 쓰려고 일기장을 펴 들면 자꾸 어머니 생각이 나서 일기를 쓸 수 없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심리상담을 공부하고 있다는 선생님이 숙자의 마음 깊은 곳을 짚어내지 못하는 부분에서 공감.
자기 짐은 자기만이 질 수 있는 것 같다.
p164 오토바이를 타면 기분이 되게 좋다고 그래서 오토바이를 타 봤어요. 탈 땐 참 좋아요. 헬멧을 쓰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리면 아무 생각도 안 나요. 세상에 저 혼자뿐인 것 같조. 오토바이를 타고 달릴 때 그 기분은 말로 못해요. 삼삼하고 자유롭죠. 하지만 오토바이에서 내리고 발이 땅에 닿으면 허전하긴 마찬가지예요.
비행청소년의 심리상태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p165 명희는 동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수가 명희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이 열리는 것 같다고 느꼈다. 어쩌면 단단한 빗장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있던 것은 동수가 아니라 명희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자가 느끼는 기분을 조금 이해한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