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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11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살아온기적살아갈기적
#장영희에세이

장애가 있는 몸으로 뉴욕주립대 영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번역도 하고, 칼럼도 쓰고, 중.고교 영어교과서 집필도 한 분.
게다가 암 투병하면서 희망을 전하다 작고함.
그래서 유명했었나 본데 난 잘 몰랐음.
조곤조곤 희망을 전하는 문체.
내 취향은 아닌지라 재미 없게 읽었음.
왜 취향이 아닌고 하면, 이분이 불혼이신 분.
그래서 조금 나이가 들어도 소녀감성을 유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
고난을 겪고 있지만, 너무 가볍게 이겨내는 느낌이라 감정이입이 안됐나봄.
분명 저자는 뼈를 깍는 고통을 느꼈을 텐데도..
글 중에 자신이 장애를 겪고 있다고 자각할때는 사람들이 반응할때 뿐이라고 함.
원치도 않았는데 그녀의 삶을 천형 같은 삶이라고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 처럼 우리가 장애인을 보는 시선은 같을지도 모르겠음.
우리가 의식하지만 않으면 오히려 그들은 자존감을 갖고 잘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음.
오히려 지나친 동정이나 연민이 방해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음.

p30 "그런데 영희, '운명의 장난'은 항상 양면이야. 늘 지그재그로 가는 것 같아. 나쁜 쪽으로 간다 하면 금방 '아, 그것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었군'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일이 생기거든. 협소공포증이 생겨 엘리베이터 걸을 그만두고 나서 나는 정원 장식용품 가게에 점원으로 취직했고, 거기서 죽은 우리 남편을 만났지. 재작년 그 사람이 죽을 때까지 우린 53년을 같이 살았어. 남편을 만난 건 내 삶에서 가장 큰 축복이었어."

p174 재현아, 네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고 그냥 '어떤 사람'으로 남아야 하는 이 세상, 네 이름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이 세상이 너는 참 싫었나 보다. 그래서 그 깜깜한 세상을 혼자서 견디다가 그렇게 훌훌히 미련없이 떠났나 보다.

p178 얼마 전 어느 잡지와 인터뷰를 했다. 최근 몇 년간 나에 대한 기사는 거의 암 환자 장영희, 투병하는 장여희에 국한되어 있어서 그냥 인간 장영희, 문학 선생 장영희에 초점을 맞춰 줄 것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나는 열심히 문학의 중요성, 신세대 대학생들의 경향 등등을 성의껏 말했다. 그런데 오늘 우송되어 온 잡지를 보니 기사 제목이 '신체장애로 천형 같은 삶을 극복하고 일어선 이 시대 희망의 상징 장영희 교수' 였다.
'천형 같은 삶?' 그 기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난 심히 불쾌했다. 어떻게 감히 남의 삶을 '천형'이라고 부르는가. 맞다. 나는 1급 신체 장애인이고, 암 투병을 한다. 그렇지만 이제껏 한 번도 내 삶이 천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사람들은 신체장애를 갖고 살아간다는 건 너무나 끔찍하고 비참하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듯이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 그런대로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아간다. 솔직히 난 늘 내 옆을 지키는 목발을 유심히 보거나 남들이 '장애인 교수'운운할 때에야 '아참, 내가 장애인이었지' 하고 새삼 깨닫는다.

p187 "이름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장미'라고 부르는 것은 그 어떤 이름으로라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을."
맞다. 향기 없는 이름이 아니라 향기 없는 사람이 문제다.

p204 "그래서 지금 내가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 할지 오른쪽으로 가야 할지 결정하는 건 순전히 내 자유의지야. 여차하면 차 버리고 택시 타고 가면 되지. 길에서 끝없이 헤매는 것이 인생에서 끝없이 헤매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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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팜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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