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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01 창가의 토토

창가의 토토

2018. 6. 1. 15:27

#창가의토토
#구로야나기테츠코
#이와사키치히로

내 어린시절을 떠올려 봤다.
난 참 호기심 많고, 호기심을 충족 시키기 위해선 어른들의 잔소리 따위 아랑곳 하지 않는 어린이였다.
어른들 입장에선 얼마나 골치아프고, 성가셨겠는가.
조금 다행인 것은, 나 어릴적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얽메이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지금의 어른들 보다 조금 상황이 나았으려나.

어쨌던 이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주인공은 정말 못말릴 정도로 호기심 덩어리에 수다쟁이 여자아이다.
일반 학교를 다니다가 퇴학당해서 도모에 학원으로 전학을 했다.
p14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엄마는 지금 너무도 불안했던 것이다.
'혹시라도 지금 가는 학교에서조차 이 애를 받아주지 않으면...'
작은 꽃이 달린 펠트 모자를 쓴 엄마의 예쁜 얼굴이 약간 심각해졌다. 그리고 깡총 거리면서 뭐라고 쉴새없이 종알대는 토토를 쳐다보았다. 토토는 엄마가 걱정하고 있는 것도 모르고, 얼굴이 마주치자 신난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도모에학원은 요즘 말하자면 대안학교 같은 학교다.
이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선생님은 어린아이들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는 자유로운 교육을 하는 분이시다.
토토가 이 학교를 들어가기 위해 처음 교장선생님과 면담한 날,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눈 높이에서 4시간 이상 토토의 이야기를 들어줬다고 한다.
책의 배경이 1900년 초인 것으로 봐서 굉장히 앞선 분인 것 같다.
운좋게도 토토는 이 도모에학원을 다니며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교육받는 혜택을 받게된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놀랍게도 작가 본인이 겪은 실화라는 것이었다.
이런 꿈 같은 학교가, 선생님이 진짜 있을까 싶어서 현실감 없이 읽다가 마지막 작가의 맺음말을 읽고 눈물이 핑돌았다.
실존인물이었다니 부럽다.
우리 아이들도 저런 선생님 만났으면...
이렇게 생각했다가 다시 생각을 바꿨다.
우리 아이들이 저런 엄마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p68 하지만 토토는 지갑을 찾지 못했어도 만족스러웠다. 제 힘으로 이렇게까지 찾아보았으니까. 실은 그 만족스러움 속에는 교장선생님이 자기가 한 행동을 야단치기는 커녕 신뢰해 주었으며, 또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었다는 충족감이 포함되어 있었겠지만, 당시 토토로서는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직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다른 선생님이나 어른들 같으면 이런 때의 토토의 행동을 보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라든지 "위험하니까 그만 두라"고 말했을 것이고, 또는 반대로 "도와줄까?"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도모에 학원의 교장선생님은
"끝나고 나면 전부 원래대로 해놓거라"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중략)
이 사건 이후, 토토는 화장실에서 절대로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을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며, 전보다 더 선생님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많은 말보다, 혹은 도와주는 것보다 믿어주는 한마디가 중요하구나 생각하게된 구절

p74 만담가가 잘 하면 토토는 큰 소리로 웃었다. 어떤 어른이 이런 토토의 모습을 보았다면, "요 조그만 애가 용케도 그런 어려운 얘기를 알아듣고 웃는군."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아무리 어린애라도 진짜로 재미있는 것은 반드시 아는 법이다.

p106 "다 모였지? 기차도 타고 배도 탄단다. 미아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 자, 그럼 출발이다!"
교장선생님의 주의사항은 단지 이것 뿐이었다.
(중략)
사실 도모에의 학생들은 한 번도 학교에서 '예의바르게 한 줄로 서서 걸을 것!'이라든지, '전철 안에서는 조용히 할 것!'이라든지, '음시물 찌꺼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따위의 주의사항을 배운 적이 없었다. 다만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나 약한 사람을 밀쳐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는 것은 자신에게 부끄러운 일이며, 또 어질러져 있는 곳을 보면 자기가 알아서 청소를 하는 등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되도록 삼가는 습관이 어느 틈에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많은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

p116 '문자와 말에 너무 치중하는 현대의 교육이 오히려 아이들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신의 속삭임을 듣고 또 영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성과 직관을 쇠퇴시키지는 않았을까?(중략)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 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p134 "잘들 듣거라. 굳이 얘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단다. 얘기 내용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든 또는 무엇이든 좋으니까 말야. 어쨌든 시작해 보자꾸나."

아이들에게 말해 보라고 해놓고 조리있게 잘 말하라고 추궁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p137 재미있는 얘기나 웃기는 얘기를 해야만 똑똑한 건 아니란다. "할 얘기가 없다!"고 했던 네가 얘깃거리를 찾아냈다는 것이 중용한 거야.

p280 "어쩜 좋으니? 벌써 퇴학이라니! 너, 만약 요번에 갈 학교에서도 또 퇴학당하면 이젠 정말 갈 데 없는 줄 알아!"
어머니가 이런 식으로 다그쳤다면... 저는 얼마나 비참한 심정으로 겁에 질려 도모에의 문을 들어서야 했을까요...

토토의 어머니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
나도 아이를 비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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