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헤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7.07 데미안
  2. 2019.03.09 유리알 유희1,2

데미안

2019. 7. 7. 08:26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위의 구절로 유명한 책.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 정도 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다르게 해석이 되서 재밌었던 책.

새가 알을 깨뜨리고 어디로 가느냐?
그건 바로 압락사스.
새가 결국 기존의 세계관을 깨뜨리고 가는 곳이 신과 악마를 모두 갖고 있는 압락사스란다.
이 책에서 기존의 세계관이란 선 만이 참인 기독교 세계관이고 동시에 주인공을 키워낸 낡은 규범들-아버지, 집, 종교, 도덕의 속박이다.
자신의 거짓말이 족쇄가 되어 불량청소년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주인공은, 갑자기 나타난 데미안에게 구원을 받는다.
데미안은 '카인과 아벨'이야기에서 카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들려주며 주인공을 일깨운다.
그 해석이란 요약하자면 카인은 용감한 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 옆의 두 도둑에 관한 다른 해석도 결국
회개치 않은 도둑이 비겁하지 않아서 더 용감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데미안에게 바로 가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보낸다.
이것은 기존의 세계에 머무르려는 주인공의 몸부림이었다.
주인공이 기존 세계관을 버렸을 때, 데미안을 다시 만났고, 데미안의 모친인 에바부인에게 인도된다.
에바부인은 이브이고 데미안은 데몬을 연상시킨다는 해설을 보고 나는 태초의 인간 아담이 생각났다.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
데미안은 기존의 세계관을 깨라고 속살거린다.
이 속삭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압락사스'가 선과 악을 모두 갖고 있는 양면성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데미안이 압락사스라고 생각되는 건 나뿐이려나?
주인공 싱크레어는 데미안 덕분에 자기 자신을 찾았지만, 신(기존의 규범-아버지, 집, 종교, 도덕)은 잃었다.

p75~77 예를 들면 나비 종류 중에는 어떤 나방들이 있는데, 암놈이 수놈보다 훨씬 수가 적어. (중략)
그런데 연구자들이 자주 시험해 본 바로는, 이 나방들 중에 암컷이 하나 있으면 밤에 이 암컷에게로 수나방들이 날아오는데, 그것도 여러 시간 떨어진 곳에서 오는 것야, 여러 시간 떨어진 곳에서! 생각해 봐! 몇 킬로미터 밖에서 부터 이 모든 수컷들은 그 지역에 있는 단 하나의 암컷을 감지하고 추적해 오는 거야! 그것을 설명하려고들 하지, 그러나 그건 어려워. 그건 일종의 후각이거나 아니면 그런 무엇일 거야. 이를테면 좋은 사냥개가 눈에 뜨이지 않는 짐승 자취를 찾아내어 따라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이해하겠지? 그건 그런 일들이야, 자연은 그런 일로 가득 찼고, 아무도 그걸 밝힐 수 없어. 이런 말은 할 수 있겠지. 이 나방들에게서 암컷이 수컷처럼 흔했더라면, 수컷들의 코는 그렇게 예민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야. 수컷들에게 그런 예민한 코가 있는 것은 다만, 스스로를 그렇게 조련시켰기 때문인 거야.
어떤 짐승이나 사람이 자신의 모든 주의력과 모든 의지를 어떤 특정한 일로 향하게 하면, 그는 그것에 도달하기도 하지. 그게 전부야. (중략)
예를 들면 그런 나방이 자신의 뜻을 별이나 뭐 비슷한 곳까지 향하게 하려 했다면, 그건 이룰 수 없는 일이겠지. 다만 나방은 그런 따위 시도는 안해. 나방은 자기에게 뜻과 가치가 있는 것,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 자기가 꼭 가져야만 하는 것, 그것만 찾는 것야.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일도 이루어 지는 것지. 그는 자이 외에는 다른 동물이 갖지 못한 마법의 제6감을 개발하는 거야! 우리 같은 사람은 동물보다는 활동의 여지가 더 많을 것이고, 관심도 더 크겠지. 그러나 우리도 얼마만큼은 정말 좁은 테두리에 매여 있어서 그걸 벗어날 수 없어. 상상 같은 건 해볼 수 있지, 이런 저런 상상의 날개를 펼 수는 있겠지, 꼭 북극에 가고 싶다라든지, 혹은 그런 무엇을. 그러나 그걸 수행하거나 충분히 강하게 원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망이 내 자신의 마음속에 온전히 들어 있을 때, 정말로 내 본질이 완전히 그것으로 채워져 있을 때뿐이야. 그런 경우가 되기만 하면, 내면으로부터 너에게 명령되는 무엇인가를 네가 해보기만 하면, 그럴 때는 좋은 말에 마구를 매듯 네 온 의지를 팽팽히 펼 수 있어. 예를 들면 내가 지금, 우리 신부님이 장차 안경을 안 쓰시도록 힘써 봐야겠다고 한다면, 그건 안 될 일이야. 그건 그냥 장난이야. 그러나 내가, 그때 가을처럼, 저 앞에 있는 내 의자에서 자리를 바꾸어야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게 되면, 그럴 때는 아주 잘되지. 그때 아파벳순으로 보아 내 앞에 앉아야 되는데 지금껏 아파서 등교하지 못해 자리가 없던 아이가 갘자기 나타났어. 그리고 누군가가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줘야 했고 물론 내가 그렇게 했지. 내 의지가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즉시 기회를 포착한 거지.

p142  우리 영혼도 일찍이 인간 영혼들 속에 살았던 모든 것을 지니고 있지. 그리스인들이나 중국인들에게서든 아프리카 토인에게서든 일찍이 존재했던 모든 신과 악마, 모두가 우리들 속에 함께 있어. 거이 있는 거야. 가능성으로, 소망으로, 탈출구로.

p163 우린 인간이야. 우린 신을 만들고 신들과 싸우지. 그러면 신들이 우리를 축복해.
:

유리알 유희1,2

2019. 3. 9. 15:10

#유리알유희
#헤르만헤세
#이영임
#민음사

유리알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 형식을 딴 소설.
요제프 크네히트가 실존 인물인 줄 알뻔.
유리알 유희도 작가가 만든 가상의 것임.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지식과 지혜들을 음악과 결합하여 상반되는 것들을 음양의 조화처럼 조화롭게 만드는 유희가 유리알 유희인 것 같음.
이 소설에서 유리알 유희 명인이 최고의 명인이며, 유리알 유희 명인이 되기 위해선 어릴적부터 엄선된 영재들을 카스탈리엔이라는 일종의 영제육성기관에서  엄격한 절제와 자기 수양으로 육성되어져야 함.
크네히트는 뛰어난 천성과 실력으로 명인으로 추대되고, 양극에 있던 속세적인물 데시뇨리와 재회하면서 극과 극의 문제를 잘 조화 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듯 함.
크네히트는 카스탈리엔의 위기를 느낌.
속세와 단절된 그들만의 리그가 된 카스탈리엔의 가치는 전쟁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카스탈리엔의 존속보다 더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속세의 일에 재정을 쓰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게 되면 끝장날 것이라는 판단.
최고의 자리에 있던 명인은 명인 인장을 반납하고, 속세로 떠남.
그는 어린제자를 가르쳐 속세와 카스탈리엔의 조화를 꿈꿨음.
그러나, 구원자의 느낌으로 속세로 나간 그는 그 다음날 바로 죽음.

서문에서부터 격침당하는 그런 소설이라고 하는데, 진짜 서문 읽다가 난독증오곤 했지만, 본문은 읽을만했고, 작품해설 보니 서문을 마지막에 읽으라네
작품해설 부터 읽고 읽을 걸 후회됨.
다 읽고 느낀점은 헤세가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것 같다는 생각.
어릴적 영재학교를 다니다가 뛰쳐나갔다고 하는데, 카스탈리엔이라는 영재학교에 투영한 것 같고,
데시뇨리라는 세속 친구에게 정신세계로 빠져가는 자신의 내면에서의 극의 갈등을 묘사한 것 같기도.
 
p94 자유가 있다고 해 두지. 그러나 그것은 전공 선택이라는 그 한 가지 행위에 한정되어 있을 뿐이야. 그러고 나면 자유는 끝이지. 대학에서 공부를 할 때는 이미 의사나 법률가나 기술자가 되기 위해 꼼짝 못할 교과 과정으로 떠밀려 들어가고, 여러 시험을 치러야 간신히 그 과정을 끝내게 되네. 시험에 합격하면 면허장을 받고, 그러면 이제 다시 자기 전공대로 나아갈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그러나 그럼으로써 그는 저속한 힘의 노예가 되어 성공이니 돈이니 명예니 공명심이니 하는 것 따위에 매달리고, 남의 마음에 드는 일 따위에 좌우되게 된다네. 선거에 끼어들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계급과 가족과 파벌과 신문 따위의 가치 없는 경쟁에도 뛰어들지 않을 수 없지.

p106~107 신성은 개념이나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네 안에 있어. 진리는 체험되는 것이지 가르쳐지는 것이 아내야.

p143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삶은 전체가 하나의 역동적인 현상이다. 유리알 유희는 근복적으로 그 역동적 현상의 미학적인 측면을 파악하는 것이고, 그것도 주로 리드미컬한 진행 과정이라는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다."

p160 학생들에게 호메로스나 그리스 비극 작가들을 소개한다 해도 나라면 그들에게 작품을 신적인 것이 현상으로 나타난 형태라고 암시하는 게 아니라 언어 및 운율적인 수단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통해 그들이 작품에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네. 교사와 학자가 할 일은 수단을 찾아내고 전해 내려오는 것을 보호하고 방법을 순수하게 지키는 일이지, 더 이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체험을 자극하거나 촉진하는 게 아니야.

p218 "그렇습니다. 그러나 벵겔이 얻고자 한 것은 단순한 지식이나 연구분야의 나열이 아니라 어떤 통일체, 하나의 유기적인 질서였습니다. 공통분모를 구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바로 유희의 기본 사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p387 또 서로 간에 참으로 빈틈없는 친밀한 소통이나 이해가 가능한 두 인간은 세상에 결코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도있고.

2권 144 소년이서서히 자기가 지닌 재능과 능력을 알아 가도록 만들고, 아울러 학문과 정신과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데 힘이 될 고귀한 호기심, 고상한 불만을 그의 마음속에 북돋워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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