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잡화점의기적
#하가시게이고

재밌고 가볍지만 여운이 남는 일본 소설
450페이지라 생각 보다 오래 걸려 완독.
2015년에 59쇄 찍었다니...
인기있는 책이었는데 소설쪽은 관심이 없어서 몰랐음.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기분 나쁜 범죄가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전혀 다른 종류의 추리소설이었음.
어릴적 책읽기를 무척 싫어 했다는 작가는 자신처럼 책을 싫어하는 사람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게 모토라고 함.
그래서 그런지 술술 가볍게 읽히는 맛은 있었음.

앞날이 막막하여 좀도둑을 시작한 어린 남자 셋은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들어 하룻밤을 보내게되고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상담편지를 받게됨
그리고 남의 고민에 관심을 기울여 본적 없는 셋은 타인의 고민을 상담하며 나미야잡화점의 비밀을 알아감.
그런데 여기 이 세 남자의 상담내용이 직설적이며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점이 생각없는 젊은이의 그것이라 작가가 잘 표현했다고 느꼈음.
상담자와 피상담자가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상담이 가능한 것 같다고 생각했음.
만약 상담자가 피상담자를 아는 사이라면 혹은 대면하고 상담했다면 피상담자가 상담자의 권위를 훼손하는 대화가 오가고 상담은 그 후로  오리무중이 될텐데 하는 생각.
저런식으로 편지 상담을 하면 남의 곤궁한 속사정 듣기 싫어 하는 나도 상담해줄 수 있겠구나 하고 세 젊은이의 또는 나미야 할아버지의 심리를 조금 공감했음.
근데 난 소설은 밤세워 읽고 싶을 만큼 재밌게 안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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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이야기2

2018. 5. 8. 19:59


#그리스인이야기2
#시오노나나미

페리클레스와 알키비아데스 시대
페리클레스는 기대했던 것 보다 재미없는 남자
알키비아데스가 참 매력적
천재이면서 게다가 엄청난 미남이며 제멋데로이고 그러나 운은 받쳐주지 않았던 알키비아데스
향연에서 소크라테스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젊은이가 바로 이 알키비아데스임
아쉽게도 석상 하나 남아 있지 않아서 얼마나 미남인지 가늠할 수가 없어 아쉬움.
유일하게 남아있는 모자이크는 무슨 마귀 같아보임.
알키비아데스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
알키비아데스는 수사학은 나몰라라 즉흥적으로 되는데로 연설했다고함.
게다가 L과R발음이 정확하지 않았다고함.
그러나 대중이던 1인이던 알키비아데스에게 설득당했다고함.
그래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알키비아데스처럼 말하는 것이 유행해서 당시 흥행하던 소피스트들이 설자리를 잃을 정도였다고 함.
어쨌던 아테네의 흥망성쇠 중 흥과 쇠를 다루었음.
그런데 1권에서 테미스토클레스가 워낙 인상적이라 페리클레스는 좀 김빠지는 면이 있었음.
페리클레스는 우선 테미스토클레스가 깔아노은 초석을 다지는 일을 한 사람이고 뛰어난 연설로 민주주의의 이끌었지만 사령관으로서는 뛰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저자도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은 느낌.
시오노나나미씨는 천재를 사랑하는 듯함.
그것도 완벽한 천재에 누구 손에도 잡힐 것 같지 않은 망나니 기질이 있는 천재.
매력적이기는 하나 내 사람이면 피꺼솟하는 그런 남자.
끝부분에서 국운이 다한 아테네를 보는 심정이 좀 답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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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자존감공부
#김미경엄마의자존감공부
#천번을미안해도나는엄마다.

아이가 나락으로 떨어졌을때 그 아이를 받쳐줄 사람은 특히 엄마란 점을 명심해야겠다고 생각했음.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걸 매일 까먹는 요즘, 아이가 실패했을 때 '하나 배웠구나'라고 얘기해 줘야겠음.
'조심 안하니까 그렇지'라고 다그치지 말아야겠음.
어릴때 실패, 실수 많이 해보는게 값을 적게 치루는 것인데, 실패하지 않게 하려고 잔소리하고 화냈던 것 같음. 반성.
무엇엔가 빠져서 자기만의 싸이클을 깨닫도록 장려해야겠음.
'지금 이 시점에서는 밤을 새더라도 해내야 해'
'지금은 울면서라도 넘어갈 타이밍이야'
'이건 내가 싫어하는 일이지만, 이걸 해내야만 완성할 수 있어'
'지금 이 과목은 전문가한테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아야 좋아질 수 있어'
이렇게 무언가에 빠져 한 싸이클 돌려본 아이들은 다른 일도 잘해 낼 수 있다고함.

p64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그것의 성취를 위한 사이클 안에는 싫은 일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에 엄청난 애정이 있어야만 싫은 일까지 해내는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사이클에 올라타 한 바퀴 도 수 있도록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줘야 한다.

그리고 피아노를 치다가 피아노를 부실듯이 화를 내는 아들을 보며, 절말 열심히 했으니까 화가났다고 통찰 하는 모습에서 한 수 배움.
정말 노력한 아이가 화도 낸다며.
 p174 당연하지. 엄마도 해보니까 뭔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때가 실력이 제을 늘 때더라고. 내 안에 실력이 많이 쌓였는데 겉으로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으니까 슬럼프가 오는 거지. 앞으로 너는 이번 같은 슬럼프를 많이 겪을 거야. 아무리 해도 안 될 때가 오겠지. 그때는 오늘처럼 '조금만 더 하면 되겠구나, 이틀 후에 되려고 지금 틀리는 것이구나'하고 생각해봐
슬럼프는 네가 노력한 만큼 온 거니까 자랑스러워해야 돼. 슬럼프를 아예 못 만나고 지나가는 사람도 많아. 그러니까 슬럼프 올 때 마다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너 스스로를 조금 봐줘.

p177 엄마가 먼저 도전하고 실패해봐야.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가장 현명한 답을 줄 수 있다. 인터넷 카페에 물어봐서 얻은 답이 아닌, 오직 사랑하는 누군가의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답을 해줘야 한다. 엄마란 30년 먼저 태어나서 30년 먼저 실패하고, 그 경험을 통해 아이에게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40년 먼저 겪어보았으니 아이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고 다시 되새김.
내가 겪어보니 이 길이 옳은 길이여 이리로만 가! 라고 하지 말아야겠음.

아들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어려운 상사를 만났을때 김미경씨가 해준 조언이 정말 좋았음.

P190
엄마, 나 오늘 중딩 같은 실수를 했어. 왜 이렇게 인간관계가 힘들지? 차라리 전에 했던 박스 드는 알바가 낫겠어. 그냥 육체노동이 낫지, 나 싫어하는 사람과 일하는 거 정말 괴로워

엄마도 그게 뭔지 알아. 나도 그런 경험 많이 해봤거든. 얼마나 괴롭니? 근데 있잖아, 물건도 가벼운 게 있고 무거운 게 있듯이 사람도 가벼운 사람이 있고 무거운 사람이 있어. 너에게 호감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은 무거울 게 없지, 그냥 잘 지내면 되니까. 근데 널 싫어하는 사람은 늘 긴장되고 힘을 쓰게 돼. 무게가 상당할거야.
맞아. 이 사람은 너무 무거워.
그런데 무거운 거 자꾸 들면 근육이 생기는 거 알지? 사람도 똑같아. 인간 웨이트 트레이닝!
맞아. 완전 웨이트 트레이닝이야. 그것도 엄청 무거운! 난 아직 체급이 딸려.
그래도 결국 연습하면 들게 돼. 체급 상승이 되는 거지. 엄마도 네 나이 땐 무거워 죽을 뻔했는데, 결국 들게 되더라. 내일 출근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해. 눈 딱 감고 운동하는 마음으로 웨이트 트레이닝해봐. 언제 어디서건 그런 사람은 꼭 다시 만나게 되니까. 이번에 힘들어도 연습 한번 제대로 해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게 힘든 것은, 유능하다고 믿었던 자신이 무능해지는게 무서워서 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음.

p286 너무 유능한 나를 너무 오래 데리고 살면 무능해진 나를 만나는 게 무서워 결국 무능해진다. 무능한 나를 만나야 유능해질 수 있다.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사실은 겁쟁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자기의 무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니까. 무능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이 좌절감, 실패 같은 것들이라 마주하는 게 되게 힘든거다. 그래서 '이 까짓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며 이까짓 걸로 폄하를 한다.

p287 지금의 이 보잘것없는 시간은 분명히 더 나은 미래와 이어져 있다. 그러니 무능과 싸우고 있다면 걱정하지 말고 기죽지 말고 조금만 더 버텨보자. 무능과 싸우고 있다는 건 지금 유능해지고 있다는 뜻이니까.

나도 스스로 설 수 있게 준비를 해야겠다고 느꼈음.
자립할 수 있어야 자존감도 생기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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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너무늦은때란없습니다.
#애나메리로버트슨모지스
#모지스할머니이야기

이 책 참 괜찮았음.
잔잔하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옛이야기임.
그 속에 소박한 미국농가의 생활 상과 삶과 죽음이 녹아 있음.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미국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유명한 화가 할머니 이야기임.
이 책도 1952년 92세의 나이로 출간한 책인데 베스트셀러가 됐었다고함.
책 중간중간 나오는 할머니의 그림이 낯익다 했더니, 어릴때부터 어딘가의 삽화로 봐온 탓인 것 같음.
할머니는 101세까지 장수하셨고 죽기 전 까지 1,600점의 그림을 그리셨다고함.
다만, 유명세와 달리 동시대 미국화단의 전문가들은 할머니의 그림을 B급으로 분류했지만, 1970년대에 다시 재조명 되었다고함.

할머니의 어린시절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정말 세세해서 할머니가 기억력이 정말 훌륭하구나 생각됐음.
특히나 그 상황일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억하는 부분이 놀라웠는데,
예를들면 대여섯살때 이모가 준 색종이를 받고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던지 그런 기분들을 세세히 기억하는게 신기했음.
농가의 삶을 어떻게 꾸려갔는지 담담히 들려주는 대목에서 할머니가 참 바지런했고, 생활력 강했구나 싶었음.
예를 들면 일주일에 73kg의 버터를 만들어 팔고, 하루에 들통으로 하나씩 대량의 감자칩을 튀겨내서 팔았던 부분에서.
책 마지막 부분에서도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닭을 키웠거나 아침식사용 핫케잌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을거라고 자신은 남이 갖다주는 것을 가만히 앉아 받아먹기만 할 수 없는 성격이라고 회고하는 부분에서 강하게 우리 엄마가 느껴졌음.
자기 생계를 스스로 꾸릴 수 있다는 자존감과 자립감이 강한분 같았음.
그리고 자연스럽게 주변 가족들의 죽음을 목도한 부분들이 나왔는데, 삶을 받아들이 듯이 죽음 또한 담담히 받아들이는 듯해서 삶의 철학 같은것을 느꼈음.
그리고 시종일관 정말 긍정적이고 밝음의 에너지가 솟는 분인 것 같아 읽으면서도 기분이 참 좋았던 책이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삶의 목적에 대한 깨달음의 단초를 주었음.
그 부분을 발췌하면

p275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요. 다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입니다.
나의 삶을 돌아보니 하루 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이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p193 나는 다혈질처럼 흥분해서 난리를 피운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도 그런 적이 없어요. 화가 나면 그저 가만히 머릿속으로 '아쉬카비블'이라고 말해요.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엔 흔히들 쓰는 표현이었고, '악마에게나 잡혀가라'와 비슷한 의미라고 하더군요. 사람이 흥분을 하게 되면, 몇 분만 지나도 안 할 말과 행동을 하게되지요.

p196 나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신나게 놀 수 있을 때 놀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면 그런 일들이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이 되니까요. 정말 그렇더라구요.
우리 집은 항상 떠들썩하고 행복한 집이었습니다. 남편도 아이들하고 똑같아서, 그 틈에 섞여 재밌게 놀았습니다.

p208 위노나의 웨딩드레스는 전년도 가을에 내가 손수 만들었습니다. 크림색 새틴 드레스였는데, 참 아름다웠어요. 그 드레스를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걸 아무도 믿지 않을 정도였지요. 평소에 내가 무명으로 만들어 입은 드레스와 별 차이가 없었는데도 말이에요.

p256 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 말이에요.

p259 머릿 속에 떠오르는 대로 자연의 풍경이라든가 낡은 다리, 꿈, 여름이나 겨울풍경, 어린 시절의 추억 같은 것을 그립니다.
나는 언제나 보기 좋고 즐거운 풍경을 그립니다. 알록달록하고 북적북적한게 좋아요.
액자는 그림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지요.

p263 예쁜 그림들을 좋아합니다. 예쁘지 않다면 뭐 하러 그림을 그리겠어요? 그래서 뭘 그리면 예쁠지 열심히 생각해보고 그림을 그리지요. 옛날 풍경들을 그리는 걸 좋아해요. 오래된 건물, 다리, 여인숙, 옛날식 주택같은 것들이요.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고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지요. 나는 항상 기억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주로 나의 공상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p272 오래전 아침 식탁에서 아버지가 들려준 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애나 메리야, 내가 어젯밤에 네 꿈을 꾸었단다."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좋은 꿈이었어요, 나쁜 꿈이었어요?" 내가 물었지요. "그야 어떤 미래가 펼쳐지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꿈은 우리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운단다."
아버지의 꿈에, 내가 널찍한 홀에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보내더랍니다. 아버지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대요. "그런데 돌아보니 애나 메리 네가 남자들의 어깨를 밟으면서 내 쪽으로 걸어오는게 아니겠니? 내게 손을 흔들면서 남자들 어깨를 번갈아 밟으면서 다가왔어."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이후 요 몇 년 사이 그 꿈 생각이 자주납니다. 엄마가 했던 말도 생각 납니다. "러셀, 남자들 어깨 밟고 걸어 다니는 애나 메리가 그렇게 근사해 보이던가요?" 어머니는 꿈이란 게 얼마나 허망한 건지 알고 있었지요. 아니면, 정말 그 꿈이 나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웠던 걸까요?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수많은 격력의 편지를 받을 때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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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원

2018. 5. 2. 20:50



#생각의기원
#마이클토마셀로

이 책은 인류의 생각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에 대한 토마셀로의 '지향점공유가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류는 개인지향성에서 공동지향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단지향성으로 생각이 진화했다고 한다.
집단지향성성은 지향점 공유를 위한 적응이 특정 부류의 풍부한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만 발달하고 꽃을 피운다고 함.

요약하자면 극도의 사회성이 인간의 생각의 진화를 이끌었단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옮긴이의 글을 옮겨봄

p239
생각의기원은 인류의 생각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토마셀로의 답이다.
토마셀로는 인간의 생각이 인류의 진화사에서 두 번에 걸쳐 크게 달라졌다고 보았고, 그것을 '지향점 공유 가설'이라고 명명한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토마셀로가 이 책에서 기술한 생각의 진화사는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과 진화적으로 갈라지기 이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은 침팬지나 보노보 같은 대형 유인원들과 고통 조상을 갖는다. 인류는 대략 600만년 전쯤에 다른 유인원들과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토마셀로는 이 시기의 인간이 유인원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예컨대 침팬지들은 원숭이를 사냥할 때 무리 지어 함께 쫓는다. 하지만 침팬지들이 협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함께 사냥한 원숭이를 서로 나누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잡아서 먹이를 독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침팬지의 사회적 인지는 협력적이라기보다는 경쟁적이다. 지금의 침팬지와 마찬가지로 500만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의 생각은 개인 중심적이었으며, 경쟁적이고 착취적인 사회적 인지를 가동할 뿐이었다. 토마셀로는 이것을 '개인 지향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러다가 약 40만 년 전쯤이 되어서야 인간의 생각이 침팬지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토마셀로는 새로운 인지 기술을 처음으로 확보한 인류가 아마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아닐까 추정하고, 이 시기를 '초기인류' 단계로 분류한다. 초기 인류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소규모 협력 생활을 했으며, 이를 위해 '공동 지향성'이라는 사회적 인지 기능을 작동해야 했다. 초기 인류는 상대방의 의향을 파악하기 위한 사회적 지능이 필요했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자신의 의사소통과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약20만 년전, 호모 사피엔스의 시대가 되자 협력 규모는 집단 전체로 확장되었다. 현대 인류는 초기 인류의 '공동 지향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집단 지향성'을 기반으로 사회적 제도라는 가상의 실체들을 만들고 권력을 부여했다. 그리고 자신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협력 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음을 보이기 위해 집단의 관점에서 자신을 평가히기 시작했다. 이렇듯 인간만의 전유물인 극도의 사회성이 생각의 진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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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문화유산답사기2
#산은강을넘지못하고

정말 싫어하는 스타일의 책
미션도서만 아니라면 절대 보지 않았을 듯
매우 힘들게 완독!
일주일 걸렸다!

대충 읽어 별로 남는게 없지만, 석굴암이 일제 시대때 보수한답시고 아주 망쳐놨다는 사실과(옛날에는 습기가 안찼는데, 보수 후 습기가 차서 보일러를 돌리고 스팀 청소를 해야 한다고함)
전두환씨가 전봉준씨가 같은 전씨라고 기념비도 세우고 이래저래 격상시키는 작업을 했는데, 그것도 제대로 고증안하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음.
그리고 박정희씨는 전문가의 말보다 자기 취향에 따라 문화제를 관리해서 문제가 많았다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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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2018. 4. 22. 07:16



#아몬드
#손원평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
그런데 짜임이 좀 엉성한 느낌
다 읽고 청소년이 읽음 딱 좋겠다 했는데
역시나
청소년을 주 타겟으로 나온 소설 같음.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을 겪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
감정이 없는 사람은 어떤 느낌일까 생생히 묘사 했다고 보기엔 좀 어색한 것 같음.
마지막 친구를 찾으러 가서 철사에게 칼맞는 부분도 뭔가 좀 어색.
그래도 평범의 정의가 뭔지, 평범하다고 하면 누가 기준점인지 몇번이고 묻는 주인공에게서 평범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서 좋았음.

어쨌던 작가는 아이가 생겼는데 그 아이를 보며, "이 아이가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사랑을 줄 수 있을까. 기대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큰다 해도? 과연 나라면 사랑할 수 이었을까?"  라는 질문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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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

2018. 4. 19. 11:16

#남아있는나날
#The_Remains_of_the_Day
#가즈오이시구로

이 책을 읽는 후반부까지 이게 무슨 이야기지 싶었음.
끝에 김남주씨가 쓴 작품해설을 읽을까 말까 엄청 고민하게 만든 소설.
줄거리는 충직하게 주인을 섬기는 집사 이야기인데, 그가 35년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섬기던 주인은 세상을 떠나고 새로운 주인 미국의 신흥부자가 영국의 고풍스런 집과 함께 "일괄거래"로 집사까지 구매한 상황.
일괄거래 목록 중 하나였던 집사 스티븐스가 주인공.
스티븐스는 새 주인의 허락으로 생애 처음 일주일간 여행을 떠남.
그 여행의 목적에는 예전 함께 일했던 켄턴양을 이를테면 썸녀를 만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음.
그러면서, 스티븐스는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함.
대충 이런 줄거리인데,

스티븐스가 과거를 회상하며 위대한 집사와 그냥 그런 집사를 설명하며 자신은 위대한 집사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고 자부심 넘쳐함.
위대한 집사란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하는데, 그 품위란 어떤 일을 당해도 당황하지 않고 본연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을 일컷는다고 함.
일례로 스티븐스의 아버지가 사망하던 날 스티븐스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자기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다는 회상을 하며 품위란 그런 것이라고 독자를 설득 시킴.
이 부분에서 대충 스티븐스가 어떤 인물인지 감이 잡힘.(일본 만화에 자주 나오는 집사 같은 느낌)
그리고 달링턴가의 총무로 일했던 켄턴양과 썸 탔지만,   직무상 그녀를 떠나 보냈음.
여기서 직무상 실존과 자기자신의 실존 중 직무상 실존만을 추구했던 주인공의 애잔함이 느껴짐

그리고, 결국 충직하게 모셨던 옛주인 달링턴 경은 나치에 동조했다는 불명예를 안고 세상을 떠남.
그래서 그런지 스티븐스는 전 주인과 엮이는 것을 극히 꺼려함.
옳지못한 일을 했던 주인과 동일시 되기 싫어하는 것을 자기 자신 내부에서도 미약하게나마 알고 있는 듯함.
그러면서도 달링턴 경이 나치와 가담할 때 행했던 달링턴경에 대한 충성을 회상하며 품위란 그런 것이라고 자기변호를 하고 있음.
그러나 성실하게 자기 직무를 수행했다고 해서 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은 아님.

김남주씨의 작품해설을 발췌하면
 306p"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성실하게 일상을 반복함으로써 악을 돕고 악에 이용당하는 범인들의 삶, 그 소름끼치는 관성의 폐해에 대해 말한다. 600만여 명의 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내는 데 앞장선 전범 아이히만은 도착적이고 가학적인 성향을 지닌 괴물이 아니라 명령에 복종하고 근면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스티븐스가 이대한 집사였다면, 아이히만은 좋은 아버지, 자상한 남편, 성실한 직업인이었다."

주인공이 달링턴경에게 행했던 헌신이 안쓰러운 헛수고쯤으로 여겨지기때문에 자기변호를 하고, 위대한 집사의 자질에 대해 집착적으로 이야기 하는지도 모르겠음.

고대했던 켄턴양과 재회 후, 여행을 마무리 지으며 돌아오는 배 위에서 주인공은 아름다운 석양을 누리는 대신 할일을 생각한다.
얼마남지 않은 인생을 위대한 집사인 자신에게 유일하게 부족한  농담과 유머의 기술을 발전시켜 새 주인과의 관계를 더 잘 이끌어 보겠다는 다짐이 그것이다.

여기서 켄턴양은 지난날의 사랑때문에 방황도 했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겠다고 다짐하고,
스티븐스는 농담과 유머를 익히겠다고 다짐함.
김남주씨의 평을 빌리자면, 그가 삶 전체를 회상한 후에 내린 결론 치고는 정곡을 벗어나 있어서 애잔하고 안타깝다고 느껴짐.

308p "하지만 여행 여섯째 날 저녁 바닷가 마을 웨이머스에서 석양 앞에 앉은 스티븐스는 그 좋은 저녁을 누리는 대신 할 일을 생각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농담과 유머의 기술을 발전시켜 새 주인과의 관계를 더 잘 이끌어가 보려는 것이다. 실제로 스티븐스는 여러 차례 위대한 집사로서의 자신의 자질에 거의 유일한 단점인 부족한 농담실력에 대해 일화와 함께 언급하고 있다. 그가 주인의 부탁을 받고 자연의 이치를 깨쳐 주려 했던 젊은 카디널에게 오히려 통렬한 지적을 당하는 부분에서 독자는, 스티븐스에게 부족했던 것은 농담 실력이나 유머 감각이 아니라 사태 인식 능력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09p "무수한 매듭 끝에 도달한 스티븐스의 이런 궤도 수정은 그의 삶 만큼이나 정곡을 벗어나 있고, 하루의 끝 무렵에 삶 전체를 돌아보고 도달한 결론치고는 미흡하고 안쓰럽다."

*이 책 읽고 느낀 점
성실함도 죄가 될수 있구나.
고위공직자 최측근 비서가 느낄 감정 같음.
난 나의 직무를 성실히 완벽하게 해냈다.
그런 어려운 문제는 저 윗분들이나 토론하는 것이지, 나는 내가 맡은 직무만 성실히 수행하면 된다.
이런 마인드를 갖은 비서들이 얼마나 효용성 있었겠는가 저 윗분들에게는.
젊은 카디널경에게 잘못된 일에 가담하고 있다는 충고를 들었음에도 주인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직무를 완벽히 하는데만 집중할 뿐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자기합리화 하는 것을 보면 은연 중 자기가 잘못했음을 느끼고는 있는듯.
어쨌던 나도 주인공이었다면, 내부고발자가 될 수 있을까 의문스럽긴 함.
자기 목소리를 냈던 젊은 카디널 경은 전쟁에서 전사했다고함.
이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게, 우리 사회의 변혁을 위해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은 일찍 죽었음.
한 자리 차지한 사람들은 대부분 충직한 기회주의자들인 듯.
그래서 사회가 아주 천천히 변하는가 봄
:

#운다고달라지는일은아마것도없겠지만
#박준시인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처음 반쯤 읽고 든 생각은
술취한 새벽감성 같은 느낌

술취한 새벽에 감성이 마구 넘칠 때 두서없이 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책을 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구나라고 생각했음. 물론 팔린다는 전제 하에.

83년생 서울출생 남자인 시인은 나와 공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묘하게 마음속 무언가를 두드리는 감성이 있는 것 같음.

다 읽고 난 다음의 느낌은
중간 중간 시와 자기이야기를 두런두런 들려주는 느낌.

인터뷰를 찾아 읽었는데, 첫번째 시집이 성공했지만, 삶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노동(창비에서 편집자 일을 하고 있다고함)을 해야하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고 함.
이번 산문도 성공했지만, 여전히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고 그게 문학을 하는 사람의 길인것 같다고 함.
성공을 해도 부가 뒤따르지 않는 면에서 자연스레 겸손을 유지 할 수 있게되는 것 같다고 함.(맞나?)
편집자와 잘 상의해서 책을 내는 타입이고, 대중적인 시를 쓰고 싶다고함.

p19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p45 관계가 원만할 때는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생각하고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한 사람이 부족하면 남은 한 사람이 채우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가 끝나고 나면 그간 서로 나누었던 마음의 크기와 온도 같은 것을 가늠해보게 된다. 이때 우리는 서운함이나 후회 같은 감정을 앓는다. 특히 서로의 의자와 상관없이 인연의 끝을 맞이한 것이라면 그때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후회될 만큼 커다란 마음의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P51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P63 사는 게 낮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 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p93 상대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고 싶은 감정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겠으나, 내가 나에게 유일해지고 싶은 감정은 '사랑'이라는 말이 아니라면 부를 방법이 없다.

p101 작은 일은 작은 일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말 큰일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삼월도 지났다. 누구에게는 작은 일처럼 또 누구에게는 큰일처럼, 사월이 오고 있다.

p141 고등학교 3학년, 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날 아버지는 평소 잘 들어오지 않는 내 방에 들어왔다. 그러고는 나에게 시험을 치르지 말라고 했다. 내일 시험을 보면 대학에 갈 것이고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을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을 공산이 큰데 얼핏 생각하면 그렇게 사는 것이 정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너무 불행하고 고된 일이라고 했다. 더욱이 가족이생기면 그 불행이 개인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번져나가므로 여기에서 그 불행의 끈을 자르자고 했다.

*시인 아버지의 의식의 흐름이 얼토당토 않아서.
 왜 하필 대학인가?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p148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창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질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드세요." 충격이었다. 자신의 과거를 후회로 채워둔 사람과 무엇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간에 어느 한 시절 후회 없이 살아냈던 사람의 말은 이렇게 달랐다. 

p164 "한번은 미아리 극장에서 <푸른 하늘 은하수>라고 최무룡씨가 나오는 영화를 보러 갔어. 너 최무룡씨 알지? 몰라? 그때 극장들은 로비에 벤처스류의 경음악을 크게 틀어놓았거든. 아, 신나지. 그리고 대형 거울도 있었어. 그때 어디 가정집에서 거울을 들이고 살았냐? 극장이나 가야 거울이 있지. 극장 로비에 앉아 거울을 보는데 구석에 어떤 거지가 앉아 있더라고. 거지도 영화를 보나 하고 생각하면서 다시 보니 그게 내 모습이었어. 그때가 양복점 일하기 전에 창동으로 고물 주우러 다닐 때니까 행색이 말이 아니었지. (울먹이시다 끝내 오열. 겨우 그치고) 그 영화 줄거리가 꼭 내 이야기 같았어. 주인공이 고아인데 나랑 처지가 비슷하더라고. 영화가 끝나고도 집에 갈 때까지 울었어. 당시 홀아비로 살던 네 할아버지가 나보고 왜 우냐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푸른 하늘 은하수> 보고 오는 길이라고 하니, 할아버지는 먼저 그 영화를 봤나봐, 그러더니 나더러 더 울라고.....(다시 오열)"

*시인 아버지의 이야기인데, 웃픈데 귀여우시고
할아버지도 그렇고
집안이 감성적인 듯.

p169 "아프다고 해서 안 해도 되는 일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아"

*우리 부모님들의 삶이 생각나서, 그렇게 살아내셨지.

p180 다만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잃히지 않아도 쓰이는 일만으로 저마다의 능력과 힘을 가지는 것이라 믿는다. 마치 마음속 소원처럼. 혹은 이를 악물고 하는 다짐처럼.

p184~5 권정생 선생님 유언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집 개가 죽었을 때 처럼 헐떡헐떢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을 감은 듯 뜬 듯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나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저기 뿌려주길 바란다.
유언장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봐서 그만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일
쓴 사람 권정생

p186 다시 새해가 온다. 내 안의 무수한 마음들에게도 한 살씩 공평하게 나이를 더해주고 싶다.
:

알랭드보통 불안

2018. 4. 12. 15:00



#알랭드보통
#불안

현대인이 갖고 있는 불안과 우울은, 어쩌면 누구나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성공과 돈은 노력과 능력
실패와 가난은 나태와 게으름과 저능함을 뜻하게 되어 버렸기 때문에
가난한 것은 수치스러운 것이 되어버렸단다.

그래서 그 불안과 우울을 희석 시킨 방법이-물론 저자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아니고 사회를 관찰했다-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였다.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 했다.
이 다섯 집단은 성공과 실패, 선과, 악, 수치와 명예의 구분 자체는 유지하면서, 무엇이 각 항목에 속해야 하는지를 재규정하려 했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각 세대마다 높은 지위에 대한 지배적인 관념들을 충실하게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따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실패자나 이름 없는 사람이라는 잔인한 규정과는 다른 규정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정당성을 얻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들 덕분에 우리는 삶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하나 이상의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다."

p22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p30"어쩌면 우리는 조건적인 면 때문에 괴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어른끼리 하는 사랑도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원형으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애정은 성취와 관련을 맺기 시작한다.
부드럽고 통통한 몸을 뒤치며 믿음이 담긴 눈으로 말똥말똥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를 끌어안아주었던 그 관대하고 무차별적인 사랑을 다시 붙잡고 싶기 때문이다."

p35"<펀치 1892년> 스파이서 윌콕스 집안사람들이 가네요, 엄마!
우리와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부르는게 좋을까요?
안 되지, 얘야.
우리를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인 사람들은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은 오직 우리와 사귀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뿐이란다!"

p38 "가난이 낮은 지위에 대한 전래의 물질적 형벌이라면, 무시와 외면은 속물적인 세상이 중요한 상징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내리는 감정적 형벌이다."

p57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모일 때 받는 그 느낌-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다."

p58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겨 우리 자신과 비교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질투할 사람도 늘어난다.
18세기와 19세기의 위대한 정치 혁명과 소비자 혁명은 인류의 물질적 운명을 크게 개선시키는 동시에 심리적 고뇌도 안겨주었다. 그 중심에 자리 잡은 특별하고 새로운 이상, 즉 모든 인간은 날때부터 평등하며 누구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p65 "불평등이 사회의 일반 법칙일 때는 아무리 불평등한 측면이라도 사람들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대체로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띄고 만다.
그래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종종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혐오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p78 "루소는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돈을 주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p79 "우리는 적은 것을 기대하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도 있다. 반면 모든 것을 기대하도록 학습을 받으면 많은 것을 가지고도 비참할 수 있다."

p80 "우리는 조상보다 휠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 대가는 우리가 현재의 모습과 달라질 수 있는데도 실제로는 달라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끊임없는 불안이다."

p156 "도덕적이고 고결한 태도로, 합리성과 진실한 마음을 갖추고, 관습이나 허영이나 격식 같은 상류사회의 소도구 없이 우리를 대하는 사람들만 만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렇게 결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멍청하고 허약하고 흉물스러운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우리는 결국 혼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p230 "부를 축적한 사람은 일단 주요한 미덕이 적어도 네 가지는 있다고 칭송을 받는다. 그 네 가지란 창의성, 용기, 지능, 체력이다. 성취는 이제 과거 사회에서처럼 '행운'이나 '섭리'나 '신'때문이라고 이야기되지 않는다."

p247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p255"사회의 목소리 큰 사람들이 선험적 진리로 여기는 견해들이 사실은 상대적인 것이고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비로소 정치적 의식이 깨어난다. 그런 견해들은 자신만만하게 주창될 수도 있고, 나무나 하늘처럼 존재의 기본 구조에 속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어떤 정치적 관점에 따르면-특정한 사람들이 특정한 현실적 또는 심리적 이해관계를 옹하하고자 만든 것이다."

p257"억압적 상황은 영원한 고통을 겪으라는 자연의 심판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변화 가능한 어떤 사회 세력들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죄책감과 수치감은 이해로, 지위의 더 평등한 분배 방식에 대한 탐구로 바뀔 수도 있다."

p259"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때는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고통을 겪은 당사자에게 묻게 된다. 그러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아니라 관념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게 된다."

p266"이렇게 이해한다고 해서 지위와 관련된 이상 때문에 생기는 불편이 기적적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치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 위성으로 기상 상태의 위기를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늘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거기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용한 것을 가르쳐준다."

p297 "누가 우리보다 몇 밀리미터 더 큰가 하는 관심은 우리보다 10억 배 큰 것들, 우리가 감동을 받아 무한, 영원, 또는 단순하게 또 어쩌면 가장 유용하게 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힘에 대한 경외감에 밀려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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