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원

2018. 5. 2. 20:50



#생각의기원
#마이클토마셀로

이 책은 인류의 생각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에 대한 토마셀로의 '지향점공유가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류는 개인지향성에서 공동지향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단지향성으로 생각이 진화했다고 한다.
집단지향성성은 지향점 공유를 위한 적응이 특정 부류의 풍부한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만 발달하고 꽃을 피운다고 함.

요약하자면 극도의 사회성이 인간의 생각의 진화를 이끌었단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옮긴이의 글을 옮겨봄

p239
생각의기원은 인류의 생각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토마셀로의 답이다.
토마셀로는 인간의 생각이 인류의 진화사에서 두 번에 걸쳐 크게 달라졌다고 보았고, 그것을 '지향점 공유 가설'이라고 명명한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토마셀로가 이 책에서 기술한 생각의 진화사는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과 진화적으로 갈라지기 이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은 침팬지나 보노보 같은 대형 유인원들과 고통 조상을 갖는다. 인류는 대략 600만년 전쯤에 다른 유인원들과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토마셀로는 이 시기의 인간이 유인원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예컨대 침팬지들은 원숭이를 사냥할 때 무리 지어 함께 쫓는다. 하지만 침팬지들이 협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함께 사냥한 원숭이를 서로 나누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잡아서 먹이를 독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침팬지의 사회적 인지는 협력적이라기보다는 경쟁적이다. 지금의 침팬지와 마찬가지로 500만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의 생각은 개인 중심적이었으며, 경쟁적이고 착취적인 사회적 인지를 가동할 뿐이었다. 토마셀로는 이것을 '개인 지향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러다가 약 40만 년 전쯤이 되어서야 인간의 생각이 침팬지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토마셀로는 새로운 인지 기술을 처음으로 확보한 인류가 아마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아닐까 추정하고, 이 시기를 '초기인류' 단계로 분류한다. 초기 인류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소규모 협력 생활을 했으며, 이를 위해 '공동 지향성'이라는 사회적 인지 기능을 작동해야 했다. 초기 인류는 상대방의 의향을 파악하기 위한 사회적 지능이 필요했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자신의 의사소통과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약20만 년전, 호모 사피엔스의 시대가 되자 협력 규모는 집단 전체로 확장되었다. 현대 인류는 초기 인류의 '공동 지향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집단 지향성'을 기반으로 사회적 제도라는 가상의 실체들을 만들고 권력을 부여했다. 그리고 자신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협력 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음을 보이기 위해 집단의 관점에서 자신을 평가히기 시작했다. 이렇듯 인간만의 전유물인 극도의 사회성이 생각의 진화를 이끌었다.
:



#나의문화유산답사기2
#산은강을넘지못하고

정말 싫어하는 스타일의 책
미션도서만 아니라면 절대 보지 않았을 듯
매우 힘들게 완독!
일주일 걸렸다!

대충 읽어 별로 남는게 없지만, 석굴암이 일제 시대때 보수한답시고 아주 망쳐놨다는 사실과(옛날에는 습기가 안찼는데, 보수 후 습기가 차서 보일러를 돌리고 스팀 청소를 해야 한다고함)
전두환씨가 전봉준씨가 같은 전씨라고 기념비도 세우고 이래저래 격상시키는 작업을 했는데, 그것도 제대로 고증안하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음.
그리고 박정희씨는 전문가의 말보다 자기 취향에 따라 문화제를 관리해서 문제가 많았다고함.
:

아몬드

2018. 4. 22. 07:16



#아몬드
#손원평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
그런데 짜임이 좀 엉성한 느낌
다 읽고 청소년이 읽음 딱 좋겠다 했는데
역시나
청소년을 주 타겟으로 나온 소설 같음.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을 겪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
감정이 없는 사람은 어떤 느낌일까 생생히 묘사 했다고 보기엔 좀 어색한 것 같음.
마지막 친구를 찾으러 가서 철사에게 칼맞는 부분도 뭔가 좀 어색.
그래도 평범의 정의가 뭔지, 평범하다고 하면 누가 기준점인지 몇번이고 묻는 주인공에게서 평범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서 좋았음.

어쨌던 작가는 아이가 생겼는데 그 아이를 보며, "이 아이가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사랑을 줄 수 있을까. 기대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큰다 해도? 과연 나라면 사랑할 수 이었을까?"  라는 질문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함.

:

남아 있는 나날

2018. 4. 19. 11:16

#남아있는나날
#The_Remains_of_the_Day
#가즈오이시구로

이 책을 읽는 후반부까지 이게 무슨 이야기지 싶었음.
끝에 김남주씨가 쓴 작품해설을 읽을까 말까 엄청 고민하게 만든 소설.
줄거리는 충직하게 주인을 섬기는 집사 이야기인데, 그가 35년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섬기던 주인은 세상을 떠나고 새로운 주인 미국의 신흥부자가 영국의 고풍스런 집과 함께 "일괄거래"로 집사까지 구매한 상황.
일괄거래 목록 중 하나였던 집사 스티븐스가 주인공.
스티븐스는 새 주인의 허락으로 생애 처음 일주일간 여행을 떠남.
그 여행의 목적에는 예전 함께 일했던 켄턴양을 이를테면 썸녀를 만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음.
그러면서, 스티븐스는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함.
대충 이런 줄거리인데,

스티븐스가 과거를 회상하며 위대한 집사와 그냥 그런 집사를 설명하며 자신은 위대한 집사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고 자부심 넘쳐함.
위대한 집사란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하는데, 그 품위란 어떤 일을 당해도 당황하지 않고 본연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을 일컷는다고 함.
일례로 스티븐스의 아버지가 사망하던 날 스티븐스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자기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다는 회상을 하며 품위란 그런 것이라고 독자를 설득 시킴.
이 부분에서 대충 스티븐스가 어떤 인물인지 감이 잡힘.(일본 만화에 자주 나오는 집사 같은 느낌)
그리고 달링턴가의 총무로 일했던 켄턴양과 썸 탔지만,   직무상 그녀를 떠나 보냈음.
여기서 직무상 실존과 자기자신의 실존 중 직무상 실존만을 추구했던 주인공의 애잔함이 느껴짐

그리고, 결국 충직하게 모셨던 옛주인 달링턴 경은 나치에 동조했다는 불명예를 안고 세상을 떠남.
그래서 그런지 스티븐스는 전 주인과 엮이는 것을 극히 꺼려함.
옳지못한 일을 했던 주인과 동일시 되기 싫어하는 것을 자기 자신 내부에서도 미약하게나마 알고 있는 듯함.
그러면서도 달링턴 경이 나치와 가담할 때 행했던 달링턴경에 대한 충성을 회상하며 품위란 그런 것이라고 자기변호를 하고 있음.
그러나 성실하게 자기 직무를 수행했다고 해서 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은 아님.

김남주씨의 작품해설을 발췌하면
 306p"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성실하게 일상을 반복함으로써 악을 돕고 악에 이용당하는 범인들의 삶, 그 소름끼치는 관성의 폐해에 대해 말한다. 600만여 명의 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내는 데 앞장선 전범 아이히만은 도착적이고 가학적인 성향을 지닌 괴물이 아니라 명령에 복종하고 근면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스티븐스가 이대한 집사였다면, 아이히만은 좋은 아버지, 자상한 남편, 성실한 직업인이었다."

주인공이 달링턴경에게 행했던 헌신이 안쓰러운 헛수고쯤으로 여겨지기때문에 자기변호를 하고, 위대한 집사의 자질에 대해 집착적으로 이야기 하는지도 모르겠음.

고대했던 켄턴양과 재회 후, 여행을 마무리 지으며 돌아오는 배 위에서 주인공은 아름다운 석양을 누리는 대신 할일을 생각한다.
얼마남지 않은 인생을 위대한 집사인 자신에게 유일하게 부족한  농담과 유머의 기술을 발전시켜 새 주인과의 관계를 더 잘 이끌어 보겠다는 다짐이 그것이다.

여기서 켄턴양은 지난날의 사랑때문에 방황도 했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겠다고 다짐하고,
스티븐스는 농담과 유머를 익히겠다고 다짐함.
김남주씨의 평을 빌리자면, 그가 삶 전체를 회상한 후에 내린 결론 치고는 정곡을 벗어나 있어서 애잔하고 안타깝다고 느껴짐.

308p "하지만 여행 여섯째 날 저녁 바닷가 마을 웨이머스에서 석양 앞에 앉은 스티븐스는 그 좋은 저녁을 누리는 대신 할 일을 생각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농담과 유머의 기술을 발전시켜 새 주인과의 관계를 더 잘 이끌어가 보려는 것이다. 실제로 스티븐스는 여러 차례 위대한 집사로서의 자신의 자질에 거의 유일한 단점인 부족한 농담실력에 대해 일화와 함께 언급하고 있다. 그가 주인의 부탁을 받고 자연의 이치를 깨쳐 주려 했던 젊은 카디널에게 오히려 통렬한 지적을 당하는 부분에서 독자는, 스티븐스에게 부족했던 것은 농담 실력이나 유머 감각이 아니라 사태 인식 능력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09p "무수한 매듭 끝에 도달한 스티븐스의 이런 궤도 수정은 그의 삶 만큼이나 정곡을 벗어나 있고, 하루의 끝 무렵에 삶 전체를 돌아보고 도달한 결론치고는 미흡하고 안쓰럽다."

*이 책 읽고 느낀 점
성실함도 죄가 될수 있구나.
고위공직자 최측근 비서가 느낄 감정 같음.
난 나의 직무를 성실히 완벽하게 해냈다.
그런 어려운 문제는 저 윗분들이나 토론하는 것이지, 나는 내가 맡은 직무만 성실히 수행하면 된다.
이런 마인드를 갖은 비서들이 얼마나 효용성 있었겠는가 저 윗분들에게는.
젊은 카디널경에게 잘못된 일에 가담하고 있다는 충고를 들었음에도 주인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직무를 완벽히 하는데만 집중할 뿐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자기합리화 하는 것을 보면 은연 중 자기가 잘못했음을 느끼고는 있는듯.
어쨌던 나도 주인공이었다면, 내부고발자가 될 수 있을까 의문스럽긴 함.
자기 목소리를 냈던 젊은 카디널 경은 전쟁에서 전사했다고함.
이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게, 우리 사회의 변혁을 위해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은 일찍 죽었음.
한 자리 차지한 사람들은 대부분 충직한 기회주의자들인 듯.
그래서 사회가 아주 천천히 변하는가 봄
:

#운다고달라지는일은아마것도없겠지만
#박준시인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처음 반쯤 읽고 든 생각은
술취한 새벽감성 같은 느낌

술취한 새벽에 감성이 마구 넘칠 때 두서없이 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책을 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구나라고 생각했음. 물론 팔린다는 전제 하에.

83년생 서울출생 남자인 시인은 나와 공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묘하게 마음속 무언가를 두드리는 감성이 있는 것 같음.

다 읽고 난 다음의 느낌은
중간 중간 시와 자기이야기를 두런두런 들려주는 느낌.

인터뷰를 찾아 읽었는데, 첫번째 시집이 성공했지만, 삶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노동(창비에서 편집자 일을 하고 있다고함)을 해야하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고 함.
이번 산문도 성공했지만, 여전히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고 그게 문학을 하는 사람의 길인것 같다고 함.
성공을 해도 부가 뒤따르지 않는 면에서 자연스레 겸손을 유지 할 수 있게되는 것 같다고 함.(맞나?)
편집자와 잘 상의해서 책을 내는 타입이고, 대중적인 시를 쓰고 싶다고함.

p19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p45 관계가 원만할 때는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생각하고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한 사람이 부족하면 남은 한 사람이 채우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가 끝나고 나면 그간 서로 나누었던 마음의 크기와 온도 같은 것을 가늠해보게 된다. 이때 우리는 서운함이나 후회 같은 감정을 앓는다. 특히 서로의 의자와 상관없이 인연의 끝을 맞이한 것이라면 그때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후회될 만큼 커다란 마음의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P51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P63 사는 게 낮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 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p93 상대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고 싶은 감정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겠으나, 내가 나에게 유일해지고 싶은 감정은 '사랑'이라는 말이 아니라면 부를 방법이 없다.

p101 작은 일은 작은 일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말 큰일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삼월도 지났다. 누구에게는 작은 일처럼 또 누구에게는 큰일처럼, 사월이 오고 있다.

p141 고등학교 3학년, 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날 아버지는 평소 잘 들어오지 않는 내 방에 들어왔다. 그러고는 나에게 시험을 치르지 말라고 했다. 내일 시험을 보면 대학에 갈 것이고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을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을 공산이 큰데 얼핏 생각하면 그렇게 사는 것이 정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너무 불행하고 고된 일이라고 했다. 더욱이 가족이생기면 그 불행이 개인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번져나가므로 여기에서 그 불행의 끈을 자르자고 했다.

*시인 아버지의 의식의 흐름이 얼토당토 않아서.
 왜 하필 대학인가?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p148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창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질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드세요." 충격이었다. 자신의 과거를 후회로 채워둔 사람과 무엇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간에 어느 한 시절 후회 없이 살아냈던 사람의 말은 이렇게 달랐다. 

p164 "한번은 미아리 극장에서 <푸른 하늘 은하수>라고 최무룡씨가 나오는 영화를 보러 갔어. 너 최무룡씨 알지? 몰라? 그때 극장들은 로비에 벤처스류의 경음악을 크게 틀어놓았거든. 아, 신나지. 그리고 대형 거울도 있었어. 그때 어디 가정집에서 거울을 들이고 살았냐? 극장이나 가야 거울이 있지. 극장 로비에 앉아 거울을 보는데 구석에 어떤 거지가 앉아 있더라고. 거지도 영화를 보나 하고 생각하면서 다시 보니 그게 내 모습이었어. 그때가 양복점 일하기 전에 창동으로 고물 주우러 다닐 때니까 행색이 말이 아니었지. (울먹이시다 끝내 오열. 겨우 그치고) 그 영화 줄거리가 꼭 내 이야기 같았어. 주인공이 고아인데 나랑 처지가 비슷하더라고. 영화가 끝나고도 집에 갈 때까지 울었어. 당시 홀아비로 살던 네 할아버지가 나보고 왜 우냐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푸른 하늘 은하수> 보고 오는 길이라고 하니, 할아버지는 먼저 그 영화를 봤나봐, 그러더니 나더러 더 울라고.....(다시 오열)"

*시인 아버지의 이야기인데, 웃픈데 귀여우시고
할아버지도 그렇고
집안이 감성적인 듯.

p169 "아프다고 해서 안 해도 되는 일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아"

*우리 부모님들의 삶이 생각나서, 그렇게 살아내셨지.

p180 다만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잃히지 않아도 쓰이는 일만으로 저마다의 능력과 힘을 가지는 것이라 믿는다. 마치 마음속 소원처럼. 혹은 이를 악물고 하는 다짐처럼.

p184~5 권정생 선생님 유언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집 개가 죽었을 때 처럼 헐떡헐떢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을 감은 듯 뜬 듯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나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저기 뿌려주길 바란다.
유언장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봐서 그만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일
쓴 사람 권정생

p186 다시 새해가 온다. 내 안의 무수한 마음들에게도 한 살씩 공평하게 나이를 더해주고 싶다.
:

알랭드보통 불안

2018. 4. 12. 15:00



#알랭드보통
#불안

현대인이 갖고 있는 불안과 우울은, 어쩌면 누구나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성공과 돈은 노력과 능력
실패와 가난은 나태와 게으름과 저능함을 뜻하게 되어 버렸기 때문에
가난한 것은 수치스러운 것이 되어버렸단다.

그래서 그 불안과 우울을 희석 시킨 방법이-물론 저자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아니고 사회를 관찰했다-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였다.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 했다.
이 다섯 집단은 성공과 실패, 선과, 악, 수치와 명예의 구분 자체는 유지하면서, 무엇이 각 항목에 속해야 하는지를 재규정하려 했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각 세대마다 높은 지위에 대한 지배적인 관념들을 충실하게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따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실패자나 이름 없는 사람이라는 잔인한 규정과는 다른 규정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정당성을 얻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들 덕분에 우리는 삶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하나 이상의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다."

p22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p30"어쩌면 우리는 조건적인 면 때문에 괴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어른끼리 하는 사랑도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원형으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애정은 성취와 관련을 맺기 시작한다.
부드럽고 통통한 몸을 뒤치며 믿음이 담긴 눈으로 말똥말똥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를 끌어안아주었던 그 관대하고 무차별적인 사랑을 다시 붙잡고 싶기 때문이다."

p35"<펀치 1892년> 스파이서 윌콕스 집안사람들이 가네요, 엄마!
우리와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부르는게 좋을까요?
안 되지, 얘야.
우리를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인 사람들은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은 오직 우리와 사귀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뿐이란다!"

p38 "가난이 낮은 지위에 대한 전래의 물질적 형벌이라면, 무시와 외면은 속물적인 세상이 중요한 상징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내리는 감정적 형벌이다."

p57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모일 때 받는 그 느낌-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다."

p58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겨 우리 자신과 비교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질투할 사람도 늘어난다.
18세기와 19세기의 위대한 정치 혁명과 소비자 혁명은 인류의 물질적 운명을 크게 개선시키는 동시에 심리적 고뇌도 안겨주었다. 그 중심에 자리 잡은 특별하고 새로운 이상, 즉 모든 인간은 날때부터 평등하며 누구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p65 "불평등이 사회의 일반 법칙일 때는 아무리 불평등한 측면이라도 사람들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대체로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띄고 만다.
그래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종종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혐오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p78 "루소는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돈을 주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p79 "우리는 적은 것을 기대하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도 있다. 반면 모든 것을 기대하도록 학습을 받으면 많은 것을 가지고도 비참할 수 있다."

p80 "우리는 조상보다 휠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 대가는 우리가 현재의 모습과 달라질 수 있는데도 실제로는 달라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끊임없는 불안이다."

p156 "도덕적이고 고결한 태도로, 합리성과 진실한 마음을 갖추고, 관습이나 허영이나 격식 같은 상류사회의 소도구 없이 우리를 대하는 사람들만 만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렇게 결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멍청하고 허약하고 흉물스러운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우리는 결국 혼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p230 "부를 축적한 사람은 일단 주요한 미덕이 적어도 네 가지는 있다고 칭송을 받는다. 그 네 가지란 창의성, 용기, 지능, 체력이다. 성취는 이제 과거 사회에서처럼 '행운'이나 '섭리'나 '신'때문이라고 이야기되지 않는다."

p247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p255"사회의 목소리 큰 사람들이 선험적 진리로 여기는 견해들이 사실은 상대적인 것이고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비로소 정치적 의식이 깨어난다. 그런 견해들은 자신만만하게 주창될 수도 있고, 나무나 하늘처럼 존재의 기본 구조에 속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어떤 정치적 관점에 따르면-특정한 사람들이 특정한 현실적 또는 심리적 이해관계를 옹하하고자 만든 것이다."

p257"억압적 상황은 영원한 고통을 겪으라는 자연의 심판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변화 가능한 어떤 사회 세력들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죄책감과 수치감은 이해로, 지위의 더 평등한 분배 방식에 대한 탐구로 바뀔 수도 있다."

p259"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때는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고통을 겪은 당사자에게 묻게 된다. 그러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아니라 관념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게 된다."

p266"이렇게 이해한다고 해서 지위와 관련된 이상 때문에 생기는 불편이 기적적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치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 위성으로 기상 상태의 위기를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늘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거기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용한 것을 가르쳐준다."

p297 "누가 우리보다 몇 밀리미터 더 큰가 하는 관심은 우리보다 10억 배 큰 것들, 우리가 감동을 받아 무한, 영원, 또는 단순하게 또 어쩌면 가장 유용하게 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힘에 대한 경외감에 밀려나게 된다."
:

말그릇

2018. 4. 10. 00:14

#말그릇

내가 함부로 한 말 한마디가 어떤 이의 가슴에 평생 남는데, 그런 말을 너무 별 생각 없이 하고 산 것 같음.
사람 마다 말그릇이 있는데, 말그릇이 넓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단 생각.

사람마다 생각하고,  말 하는 공식이 다 다르다고 함.
같은 상황을 겪어도 각자의 공식에 따라 생각하고 받아들인다고 함.

그래서 공식의 차이가 오해를 부른다고함.

예를 들면
1. 나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믿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2. 나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경계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3. 나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고받는 것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관계' 하나만 놓고 봐도 생각하는 공식이 다름.

그래서 나의 공식이 맞다고 생각하고, 함부로 상대방에게 어드바이스 하거나 솔루션을 제공하면 상대는 상처를 받고 입을 다물게 된다고 함.

말그릇을 넓히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공식을 파악하는 일을 해야한다고 함.
내가 어떤 공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인생에서 힘들었구나 깨닫게 되면 좀 더 수월하게 상대를 인정하고, 원만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함.

"말 그릇에 새겨진 공식들을 찾아가는 노력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의 초점을 맞추게끔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좋은 출발점이 된다. 한 사람의 공식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기르면 공감하는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원하지 않는 공식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것, 그 공식이 인격의 차이에서 생긴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함부로 충고할 수 없게 되고, 그야말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게 가능해진다.
그 순리를 알게 되면 비로소 말이 무거워지고 깊어진다."

말그릇이 넓어지려면 듣기도 잘해야 한다고 함.
 
그러려면 상대가 말하려는 사실을 듣고, 감정을 듣고, 알아주었으면 하는 핵심 메세지를 발견하며 들어야한다고 함.
:

#시골빵집에서자본론을굽다
#와타나베이타루

자본주의가 만든 식품은 대부분 허섭스레기 같은 거예요. 사람을 값싸게 부리기 위한 사료 같은 거지요.
책 중 이 문장이 가장 와 닿음.
점점 가성비를 따지는 요즘, 가성비 좋은 음식이 제대로 된 음식일리 없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음.

저자는 서른 넘어 취업한 유기농산물유통 회사에서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원산지 허위 표시니, 뒷거래니 하는 부정을 저지르는 회사에 염증과 회의를 느끼고 사표를 제출.
정직한 빵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되고 바라던 데로 빵집을 운영하고 있음.

그런데 그 제대로 된 빵이란게 이 책을 읽고 알았지만 정말 어려운 것이었음.
이스트나 효모도 자본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되었음.
저자는 시행착오를 여러번 겪은 끝에 누룩으로 빵을 만들고 있음.
버터, 설탕등 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만들고 있다고함.
누룩균으로 빵을 만들려면 균을 배양할때 쓰는 쌀도 자연재배, 빵을 만들때 쓰는 밀도 자연재배 농산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함.

네츄럴하모니를 운영하는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자연재배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있던 터라 반갑고 재밌었음.

이 책을 읽고 느낀점은 사람이 배운다는게 성공하기 위함이 아니고 자기 소명을 알기 위하여야 한다고 느꼈음.
저자가 만약 자본주의의 부속품처럼 빵집을 운영했다면 또는 빵집에서 제빵사로 일했다면 어땠을까?
그저 그런 빵을 열심히 만드느라 노예처럼 일했을 것 같음.

그런데, 자기 스스로 시스템을 다시 만들겠다고 각오하자 어려웠겠지만 조금씩 저자 주위의 시스템이 바껴가고 있는 것 같음.

스티브잡스가 말하길 살아오면서 배웠던 것은 점과 같아서 그것이 결국엔 한선으로 연결된다고 했었는데,
저자도 비슷한 경험을 회고하고 있는 것을 봐서
뜻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고 이룬 사람은, 살면서 해왔던 경험이 무용하지 않구나 하고 느끼게 되나봄.

나도 나중에 저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음.
내가 예전에 ~~~했던게 모두 다 ~~을 위한 것이었구나 하고..
:

분홍주의보

2018. 4. 5. 15:44

딸이 듣더니 공감을 표명한 부문


분홍주의보
원제 A gorgeous sense of hope

지은이.그린이  엠마 마젠타
옮긴이 시인.극작가 김경주

시인이자 극작가인 옮긴이가 날씨 주의보 처럼 분홍의 고백이 밀려오는 자신의 감정에게 분홍 주의보라는 제목의 시를 쓴 적이 있었는데 그 제목을 이 책의 제목으로 바쳤단다.

이 책은 시집인 듯 시집같지 않은 책.
그래서 장르도 확실치 않음.

태어나서 한번도 말을 해보지 못한 한 벙어리 소녀가 사랑을 처음 느끼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성장통을 겪어가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독특한 이야기.

별로 와닿지 않았음.
영어를 잘하면 원문으로 읽고 싶음.

제목도 원제랑 너무 다름.
옮긴이가 제목에 너무 주관을 넣은 듯.
:



#가짜자존감권하는사회

사회적 지위, 연봉, 스펙, 출신학교, 직업
이런 것들은 모두 가짜 자존감이라고함.

우선 만나면 직업부터 묻고, 상대의 연봉을 추정하며 우위를 점하려는 마음도 자존감이 낮아서라고함.

경비원이나 콜센터 직원등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막 대하는 것도 자존감이 낮아서란다.
자신은 부모로부터의 압박으로 괴롭게 공부를 해서 이 자리에 왔는데, 공부도 안하고 편하게 지낸 사람이 자신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것에 대한 억울 함이 바탕에 깔려 있어서란다.

권위적인 사람, 무수리 마인드를 가진 사람 모두 자존감이 낮다고 함.

그래서 이 책의 요지는 사회변혁을 통해 관계를 변화 시키고자 함께 노력해야지, 심리학이나 명상 등 개인개발로 자존감을 높이려고 해 봤자 사회로 돌아가는 순간 자존감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함.
:
◀ PREV | 1 | ···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 | 61 | NEXT ▶

BLOG main image
by 팜츄리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602)
시아준수 (52)
상품리뷰 (101)
책리뷰 (271)
민사,신청서류 양식 (3)
기타 뻘글 (23)
음식점 리뷰 (53)
대충레시피 (38)
드라마리뷰 (53)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달력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