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역사

2018. 12. 24. 20:00

#역사의역사
#유시민
#돌베개

역사의 역사는 인간과 사회의 과거에 대해 문자 텍스트로 서술하는 내용과 방법이 변화해 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고대부터 역사를 썼던 저자들을 통해, 역사 서술의 방식이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 이야기 해주는 책.
머릿말에 저자는 자신의 역사에 대한 생각을 내비치고 있는데  서사가 있는 역사가 생명력이 길다고함.
"나는 역사가 문학이라거나 문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훌륭한 역사는 문학이 될 수 있으며 위대한 역사는 문학일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로 시작해서 유발하라리로 끝맺는 이 책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엮는 것만이 역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음.
역사가가 아무리 사실만 엮는다 해도 그 역사가에게 도달한 사실이 진실일까?
이 책을 읽고 제일 놀라웠던 사실은 [총.균.쇠]를 쓴 다이아몬드와 [사피엔스]를 쓴 유발하라리에 와서 역사를 쓰는 시각이 어떤 민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류사로 확장되었다는 지적이었다.
사피엔스를 읽고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그것이 일종의 역사서 였다니.
인류는 이제 한 덩어리로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수긍하는 구나.
이렇게 시각이 확장된 데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주요했다고 함.

p108 이슬람과 폭력의 연결 고리는 교리 자체가 아니라 종교와 권력의 결합에 있다.

p136 과거를 '있었던 그대로' 보여준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런데 이것이 과연 '과거를 평가'하거나 '미래를 대비'하는 것보다 덜 고매하거나 더 소박한 목표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훨씬 더 이루기 어려운 목표다.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실현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그런데 왜 랑케는 이런 말을 했으며, 왜 이 말은 그토록 많은 추종자를 얻었을까? 무지와 정치적 유용성 때문이었다.

p219 [역사], [펠레폰네소스정쟁사], [사기]와 같은 역사서는 2,000년 넘는 세월을 살아 남았다. 그와 달리 역사 연구서, 역사 이론서, 역사 비평서는 생명이 그렇게 길지 않다. 학문적으로 아무리 훌륭해도 세월이 많이 흐르면 전문 연구자들 외에는 그 존재를 잘 알아 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시와 소설, 희곡은 수백 년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해 주면서도 문학평론이나 문예비평서는 그리 오래 기억해 주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역사학 연구서가 가치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서사의 힘을 지니지 못한 책은 어느 장르든 오래가지 못한다.

p318 나는 역사를 역사답게 하는 것이 '서사의 힘' 또는 '이야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의 꿈과 욕망, 사람의 의지와 분투, 사람의 관계와 부딪침, 사람이 개인이나 집단으로 겪은 비극과 이룩한 성취, 사람이 세운 권력의 광휘와 어둠, 사람이 만든 문명의 흥망과 충돌과 융합에 관한 이야기다.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과 본성, 예측할 수 없는 우연, 사회 제도와 자연환경이 뒤엉겨 빚어낸 과거의 사건들 가운데 당대의 역사가들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을 언어로 엮어 낸 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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