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위하여

2019. 3. 29. 16:26

#그리움을위하여
#박완서소설
#문학동네

박완서작가는 시대의 증인이 되고 싶은 욕구로 글을 쓴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소설이 전부 그 세대들이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음.
소설적 진실과 체험적 진실의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을 한다더니, 나도 이 책을 읽고 그런 체험을 한 것 같음.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기막힌 이야기 들어볼래? 로 시작해서 돌아가며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자리에 나도 함께한 것 같은 기분.
이제 그 세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이해력의 확장을 느낀듯 만듯 그런 소설.

p6. 촌천살인도 살인이잖니?

p43 상전의식이란 충복을 갈망하게 돼 있다. 예전부터 상전들의 심보란, 종에게 아무리 최고의 인간 대접을 한다고 해도 일단 자신의 거룩한 혈통이 위태로워졌을 때면 종이 기꺼이 제 새끼하고 바꿔치기해주길 바라는 잔인무도한 것이 아니던가.

p77 우리는 그때 플라토닉의 맹목적 신도였다. 우리가 신봉한 플라토닉은 실은 임신의 공포일 따름인 것을.

p79 나는 마지못해 자리를 떴다. 쌍쌍이 붙어 앉아 서로를 진하게 애무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늙은이 하나가 들어가든 나가든 아랑곳 없으련만 나는 마치 그들이 그 옛날의 내 외설스러운 순결주의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뒤꼭지가 머쓱했다.

p82 유럽어의 철자법으로는 전혀 별 개의 카타리나인지도 모르지만 조수미의 목소리로 그 노래를 듣고 있으면 카타리나는 이국땅의 이름도 14세기의 성녀 이름도 아닌 그 여자가 경험해보지 못한 삶의 몽롱한 비밀이 스며 있는 이름이 되었다.

p118 흔해빠진 것과의 긴장감을 게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도 언니들은 있어야 했다. 아무리 없는 것 없이 살면 무엇하나. 그걸 보고 대견해하거나 샘을 낼 부모 형제가 없는데.
:

만약은 없다

2019. 2. 12. 16:14

#만약은없다
#남궁인
#문학동네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이 무엇일까 고민해 봤음
책에 나온 케이스 중
일흔의 노인 분이 가족들과 아침을 먹다가 기도에 음식물이 막혀서 쓰러졌는데,
아들이 급히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해서 갈비뼈를 모두 부러뜨리고 응급실로 실려왔음.
응급실에서는 환자를 살려 놓는 것이 소임이므로 심폐소생술을 해서 숨만 돌려놓음.
그러는 사이 뇌가 다쳤기 때문에 경련을 시작했음.
이론상으론 경련이 12시간이상 지속되면 사망한다고 했는데, 이 환자의 경우는 48시간동안 지속되었음.
경련을 오랜시간 하면서 환자의 몸은 눈뜨고는 볼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었음.
이런 경우 계속 숨을 붙여 놓는 것이 환자를 위한 것일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서 숨만 붙여 놓는 것이 진짜 사랑일까?
이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음.
저자도 자신의 소임이 환자를 살리는 일이므로 살리려고 최선을 다 하지만 어떤 케이스에서는 옳은 일인가 고뇌했던 것 같음.
그리고 국민들이 메르스나 광우병은 무서워서 벌벌 떨며  경각심을 느끼지만, 사실 그 병으로 죽은 사람은  극소수라고함.
하지만 매년 중증외상으로 골든타임을 놓쳐서 사망하는 사람 수는 만명이상이라고함.
중증외상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메르스보다 경각심을 덜 느끼고,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시스템을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고 함.
국민들이 광우병이나 메르스 사태 만큼의 관심을 보인다면 시스템을 고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견해.
생각해보니 그러네,
중증외상은 언제 어디서나 불시에 당할 수 있기때문에 오히려 경각심이 낮은 건가?
인지왜곡이 또 몹쓸곳에서 발현되는구나 싶고
:

오직 두 사람

2018. 7. 24. 09:09

#오직두사람
#김영하소설

김영하씨가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써놨던 출간하기 뭣한 단편들을 모아 출판한듯한 습작들을 모아 책을 낸 것 같은 느낌이 좀 있음.
어떤 단편은 대충 마무리한 것 같은 느낌
 단편 중에 '옥수수와 나'가  제일 흥미로웠음.
작가로서 상상할 수 있는 판타지도 좀 넣었구나 싶었음.
:

2018-67, 68

#꼬마니콜라의여름방학
#꼬마니콜라의골칫거리
#르네고시니
#장자크상페

글쓴이 보다 삽화가가 더 유명한 책 같다.
삽화가는 전면에 내 세운 반면, 쓴이는 아주 작게 구석에 조금 언급.
장자크상페가 유명해 진것도 꼬마니콜라 스리즈에 삽화를 그리면서 라고 하던데, 둘이 상호작용해서 유명해진건데, 삽화가만 특별대우라니
역시 유명해져야 대우 받나 보다.
이 책 읽기 전에 지랄맞은 아이들이 나온다기에 어떤지 궁금했는데,
읽고나니, 아주 지랄맞은 어른들이 많이 나옴.
이 책도 어른들의 행태를 비꼬기 위해 나온 책 같음.
그리고 프랑스식 육아에서 읽었 듯, 프랑스 사람들은 여름방학동안 아이를 시골이나 바닷가에 보낸다더니 '꼬마니콜라의 여름방학'에 잘 나와 있음.
그리고 뭔 일만 일어나면 따귀를 때리는데, 이것도 문화인가 싶음.
친구들 끼리도 항상 별 것 아닌걸로 허세 떨고 그 허세를 비꼬는 친구랑 따귀 때리고 싸우는 일이 일상다반사.
정말 옛날 책이라서 요즘 아이들은 읽어도 재미 없겠구나 싶었음.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니콜라가 떼를 쓰다가 "이런 대우를 받느니 자살해 버릴거야"라고 협박하는 부분임.
근데, 책 전반에 걸쳐 아이들이 자살해 버린다고 협박하는 부분이 자주 나옴.
프랑스에서는 아이들이 자살을 입에 자주 올리나 봄.
다시 생각해 보니, 우리 말 "배 고파 죽겠다" 뭐 이런 뜻이려나?

p131 아줌마를 보니 울음이 나왔다. 나는 울면서 아줌마에게 복권 이야기와 운동할 수 있는 놀이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아무도 내 복권을 안 사준다고, 이렇게 부당한 대접을 받느니 차라리 자살해버릴 거라고 했다.

p162 "저..... 진짜로 군복에 계급장이 달려 있어요? 또, 전쟁터에서 병사들도 지휘하고요?
"전쟁터? 아냐. 난 식당에 배치됐어. 야채 껍질 벗기기 담당이야. 말하자면 취사병이지. 항상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맘껏 먹을 수 있어서 좋아. 나눠주고 나서 남는 것들이 있거든."
외드는 얼굴이 새하얘져서 조나스 형을 쏘아보더니, 갑자기 도망을 가버렸다.
(중략)
"외드가 왜 그렇게 뽐내고 싶어했는지 이제야 알겠어. 형이 군대에서 그렇게 멋진 일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

연금술사

2018. 6. 19. 15:42

#연금술사
#파울로코엘료

읽다가 너무 낮익어서 봤더니, 집에 있는 책.
10년 전쯤 읽었던 듯.
10년 전 읽을 때는 종교적인 책인지 몰랐었음.
지금 다시 읽으니, 강하게 종교를 믿으라는 종교 장려 서적.
특히 유일신을 믿는 종교. 그 중에서도 기독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지침이 되는 알토란 같은 구절이 많은 책임
저자가 연금술을 배우면서 느꼈던 깨달음을 소설로 녹여낸 듯.
간단한 진리를 깨닫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게 인생일 수도 있다는 통렬한 깨우침.
자아의 신화를 찾아 나서기에는 좀 늦은 것 같지만, 시간이 많다고 해서 가뿐히 나설 수 있었던가.
자신을 발견하고 있는 요즘. 나 답게 자아의 신화를 찾아 나서리.

p14 "저는 지금 나르키소스를 애도하고 있지만, 그가 그토록 아름답다는 건 전혀 몰랐어요. 저는 그가 제 물결 위로 얼굴을 구부릴때마다 그의 눈 속 깊은 곳에 비친 나 자신의 아름다운 영상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가 죽었으니 아, 이젠 그럴 수 없잖아요."

단체 사진을 볼 때 이런 기분 느낌. 누가 어떻든 내 얼굴만 봄.

p28 아버지는 축복을 빌어주었다. 소년은 아버지의 눈을 보고알 수 있었다. 그 역시 세상을 떠돌고 싶어한다는 걸. 물과 음식, 그리고 밤마다 몸을 누일 수 있는 알락한 공간 때문에 가슴 속에 묻어버려야 했던, 그러나 수십 년 세울에도 한결같이 남아 있는 그 마음을.

p40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p49 "결국,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팝콘 장수와 양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거지."

p55 '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내가 태어난 고향의 성을 떠나왔어. 그들은 이제 내가 그들 곁에 없는 것에 익숙해졌고, 나 또한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졌지. 양들도 곧 내가 없는 것에 익숙해질 거야.'

p56 산티아고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바람의 자유가 부러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자신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떠나지 못하게 그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자신말고는.

p62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p76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p142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그게 바로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지.'

p183 "그대의 용기를 시험해본 것이네. 용기야말로 만물의 언어를 찾으려는 장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p229 "그대 자신을 절망으로 내몰지 말게. 그것은 그대가 그대의 마음과 대화하는 걸 방해만 할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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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때 독일의 파시르트들과 싸운 러시아 여자들의 증언
참전 여군들의 녹취록으로 책이 구성 돼 있다.
전쟁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최초의 책 이라는데, 작가가 가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200여명 생존자들 말한 그대로를 엮은책.
보통 전쟁 하면 그 전쟁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아니면 얼마나 위대했는지 등 차갑게 서술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전쟁의 민낯을 참혹한 면면을 강조하지 않아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달까.
논리적이지 않아도 느낌과 감정으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여성성 장점의 극대화?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4년 동안 전장에서 싸우고 났더니 스므살 나이에 백발 됐다는 것과 전쟁이 끝나면 행복한 일만 있을 줄 알았는데 참전했던 남편이 포로였는데 살아 돌아왔다고 군사재판 받고 반병신이 되어 7년만에 돌아 온 이야기랑 참전 했던 여군들이 창녀였다고 손가락질 받고 결혼도 힘들었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단 이야기, 참전 했던 여성이 200만도 넘 더구만 이해불가


종이책은 엄청 두꺼워서 읽기 전부터 압도 당한다는데,  전자책으로 봤더니 두꺼운지 모르고 시간날때마다 몇장씩 읽었더니 어느새 다 읽음. 그래도 2주 걸림. 확실히 전자책은 손이 잘 안감.
근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자꾸 에러가 나서 읽다가 짜증이 솟구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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