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2019. 3. 16. 11:42

#페스트
#알베르카뮈
#김화영
#민음사

페스트를 읽는 내내 전쟁을 빗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 작품해설 보니 페스트 집필 당시 전쟁 중이었고, 작가 거주하던 곳이 일시적으로 폐쇄 당해서 사랑하는 부인을 2년동안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함.
소설 속에서 페스트가 퍼진 도시는 폐쇄 당함.
시 안에 갖힌 사람들이 뜻하지 않는 이별을 겪으며 느끼는 심리상태가 잘 서술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작가가 직접 겪었기 때문인 듯.
페스트가 맹위를 떨칠 무렵 시민들은 계속되는 죽음에 감정이 매말라가고 그런 비정상이 일상이 되가는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는데,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떠올랐음.
소설 인물 중 서술자인 리유는 의사이지만, 페스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름.
그렇지만 자신의 맡은바 소임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음.
우리가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음.
페스트를 이용해 설교를 하던 신부도 결국은 페스트에 의해 죽게 됨. 신부도 결국 일반인과 다를 것없는 무지한 사람이었음.
종교는 이런 시국을 이용한다는 구절도 와 닿았음.
이 소설에서 주로 등장하는 4명이 결국 한명에서 분화한 느낌이 들었는데, 작품해설에 그 비슷한 설명이 나와서 재밌었음.

p73의사들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마침내 리샤르가 말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치 그 병이 페스트인 것처럼 대응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 표현은 열렬한 동의를 얻었다.

p159 '그렇다. 성스러움이라는 것이 온갖 습관의 총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p172
"네." 타루가 끄덕거렸다.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말하는 승리는 언제나 일시적인 것입니다. 그뿐이죠."
리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언제나 그렇죠. 나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이 싸움을 멈추어야할 이유는 못됩니다."
"물론 이유는 못 되겠지요. 그러나 그렇다면 이 페스트가 선생님에게는 어떠한 존재일지 상상이 갑니다."
"알아요." 리유가 말했다. "끝없는 패배지요."
중략
"그 모든 것을 누가 가르쳐 드렸나요. 선생님?"
대답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가난입니다."

가난이 리유를 계속된 패배에 맞설수 있는 가르침을 준 것 같아서


p173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정말이지. 그런데 당신은 대체 무엇을 알고 계신지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은 권위를 가진 사람이라도 정확이 모를 수 있다.

p216  즉, 이 모든 일은 영웅주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성실성의 문제입니다. 아마 비웃음을 자아낼 만한 생각일지도 모르나,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p237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들은 감정의 메마름 때문에 괴로워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p238 불행은 바로 그 점에 있는 것이며, 또 절망에 습관이 들어 버린다는 것은 절망 그 자체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p239 왜냐하면 모든 생이별당한 사람들이 그러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가 같은 시각에 거기에 도달했던 것은 아니고, 또한 일단 그 새로운 심리 상태 속에 자리를 잡았다가도 섬광과 같은 명징함이나 미련이나 급격한 각성 등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더 싱싱하고 더 고통스러운 감수성을 되찾기도 했다는 것을 덧붙여 두어야겠다.

p251 그러나 그는 살려 주기 위해서 거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격리를 명령하기 위해서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p253 그들은 결국 요행에 운명을 걸고 있었던 셈인데, 요행이란 누구도 바랄 수 없는 것이다.

p270 소독기에서 흡수성 가제로 만든 마스크 두 개를 꺼내서, 랑베르에게 그 중 하나를 내밀며 쓰라고 말했다. 신문기자는 그것이 무엇엔가 쓸모가 있느냐고 물었다. 타루는, 아무 쓸모도 없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직한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p291 그래도 모든 일에는 언제나 취할 점이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는 진실이다. 가장 잔인한 시련조차도 기독교인에게는 역시 이득이 되는 법이다.

p292 그 어린애를 기다리는 영생의 환희가 능히 그 고통을 보상해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그로서는 쉬운 일이겠으나, 실상은 그 점에 대해서 자기는 전혀 아는 바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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